우근민 지사 '시험문제 출제' 소동

중3시험 문제에 잠롱 방콕 시장 사례와 비교

현재 재판에 계류중인 우근민 제주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제주도교육청에서 출제한 중3 사회 시험문제에 인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문제지를 회수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달 30일 도내 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제학년 제학력 갖추기 평가시험'에 우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와 '청렴 시장'으로 알려진 태국 잠롱 방콕시장 사례를 제시하면서 "두 가지 사례를 종합해볼 때 지도자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기준을 15자 내외로 쓰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에 대해 우지사 측이 발끈하자 도교육청은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강조되면서 판결이 확정되지 않고 현재 재판에 계류중인 사안임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시험이 끝난 뒤 다른 과목과 달리 문제지를 회수하고, 우 지사 측에 사과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지사 선거법 위반 혐의 보기로 제시**

이번 소동은 6.13 지방선거법 위반 사례와 관련된 지난해 10월14일자 언론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발생했다.

중 3사회 주관식 문제로 출제된 이 문제에는 "6.13 지방선거 비용 실사 결과 4천3백17건이 적발됐으며...광역단체장은 2명으로 이와 관련 안XX시장 회계책임자 김X씨가 1백44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것으로, 우XX지사 회계책임자 김X씨는 홈페이지 제작비 등을 1억원 축소 보고 했다가 적발됐다"고 첫 번째 사례로 제시됐다.

이어 "태국의 잠롱은 민선시장으로 당선된 후 '나이시안'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는 '깨끗한 남자'라는 태국어로..."라는 두 번째 사례가 제시됐다.

도 교육청은 당초 문제지에 현 단체장의 실명과 직책을 썼다가 현재 재판에 계류 중인 사안을 학생들의 문제지에 인용했을 경우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이날 오전 임시방편으로 이름과 지역명을 까맣게 칠해 문제지를 배포했으며 시험이 끝난 뒤 다른 과목과 달리 문제지를 전부 회수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적 측면과 교육과정에만 충실하다보니 의도하지 않은 불미스런 사건이 벌어진 것"이라면서 "우 지사께 상당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이 같은 사과 의사를 도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공보관은 이와 관련, "시험 문제에 대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냐"면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은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선거법 위반 재판을 앞두고 여러모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우근민지사가 또한차례 곤욕을 치룬 양상이다. 이번 파동은 제주가 지금 우근민 지사 문제로 얼마나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가를 재차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