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질대책이란 무엇인가**
새만금사업은 간척사업이다. 따라서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보상을 마친 뒤, 방조제를 쌓는다. 이 방조제공사라는 것이 실제로 구경하면 망망대해에 돌을 마구 버리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앞에서 했다. 길이가 무려 33.479㎞인 방조제를 다 쌓으면 방조제 안쪽 바닷물은 신시배수갑문(368.5m)과 가력배수갑문(287.5m)을 통해 바깥으로 내보낸다. 그러면 안에 땅이 생긴다. 이 4만1백㏊ 중 1만1천8백㏊에 동진강과 만경강 물을 끌어들인다. 이렇게 해서 농사에 쓸 수 있는 인공호수를 만든다. 저수량은 5억3400만톤.
환경부는 1999년 방조제 공정률 66%인 시점에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만금호 수질을 어떻게 농업용수 기준인 4급수로 유지할 것인지 대책을 내놓았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①전주권 개발제한구역(green belt) 중 해제지역을 모두 녹지로 보전한다.
②오염총량규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새만금과 전주권의 도시/산업개발을 하지 않는다.
③동진강과 만경강 주변 농경지 비료 살포량을 30% 줄인다.
④9천7백억원으로 각종 오염정화시설을 새만금 지역에 건설한다.
⑤동진강 물을 비가 오지 않을 때 모두 만경강이 흐르는 곳으로 끌어들인다.
⑥금강호의 물도 최대한 만경강이 흐르는 곳으로 끌어들인다.
⑦동진강과 만경강 주변 축사에서 나오는 돼지와 젖소의 똥․오줌을 94.5% 없앤다.
⑧동진강과 만경강 주변 축사에서 나오는 닭과 한우의 똥․오줌을 100% 없앤다.
이 8가지 대책을 읽어보면 탁상공론이 지금도 대한민국 정부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건 전라북도 사람들은 새만금사업 하나만을 위해 모든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대책을 모두 실행하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상식 있는 일반 한국인이 읽어도 참 어이가 없을 뿐이다. 새만금 갯벌 생물들 다 죽이고, 원래 있었던 전북 하수종말처리장 40개 모두 없애버리고, 그 대신 각종 환경시설을 건설한다. 이것 모두 우리 세금으로 하는 것이다.
게다가 더 황당한 것은 이 대책을 다 완벽하게 시행해도 총 인(T-P)은 0.117~0.128ppm이다. 총 인의 4급수(농업용수) 기준이 0.1ppm이므로 0.128배 초과하는 것이다. 이런 결론을 도출해낸 것은 환경부가 실시한 수질예측모델링 평가였다. 그래서 환경부는 갯벌 상실을 이유로 반대하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새만금사업을 반대했다. 그러자 안병우 국무조정실장은 환경부 차관을 호통쳤고, 환경부는 수질예측모델링 평가를 다시 했다. 그랬더니 총 인(T-P) 결과는 0.103ppm이었다. 역시 초과한다.
그렇다면 농림부와 국무조정실과 청와대의 지원을 받는 농업기반공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새만금호 수질보전대책을 실시하겠다는 것인지, 주장을 모두 모아 보겠다. 다음은 농업기반공사가 제시한 수질보전대책의 전문이다.
***농업기반공사의 약속**
전주, 익산 등에 있는 오염원(공장, 축사 등)은 새만금호에서 40~50㎞ 멀리 떨어져 있어 하천으로부터 호수로 흘러내리는 동안 오염물질 정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동진강과 만경강의 수질오염도는 시화호의 1/5 수준으로 양호한 수질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진강은 농업용수로 이용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만경강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만경강이 문제라는 것도 화학적 산소요구량(COD)과 총 질소(T-N)는 괜찮지만, 총 인(T-P)이 0.103ppm이어서 0.1ppm을 0.003ppm 초과하는 수준입니다. 인이란 농사에 필요한 비료의 한 성분입니다. 오히려 농사를 잘 지으려면 인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인을 농업용수 수질기준에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네덜란드는 기준을 0.15ppm으로 잡고 있습니다. 결국 아무 문제없습니다.
만약 만경수역 총 인 예측치 0.103ppm이 문제라면, 이 기준을 초과하는 우리나라 모든 담수호는 물론, 외국의 기존 담수호를 모두 헐어버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①전라북도는 전주권 그린벨트를 해제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 대상 토지 중 60%를 보전녹지로, 40%를 자연녹지로 지정할 것입니다.
②오염총량관리는 전북도지사가 ‘새만금 유역 오염총량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지역개발계획의 구체적 내용, 오염총량관리 목표 및 관리대상 오염물질의 종류, 발생 오염부하량 총량 및 연차별 삭감 계획, 유역 내 수질오염 현황 및 전망 등 내용이 들어갑니다. 오염총량관리제도는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질대책의 일환이며, 새만금사업을 하지 않아도 실시해야 하는 것입니다.
③현재 대부분 농가는 농사를 짓는데 있어 비료를 뿌리고 있습니다. 비료에는 질소비료, 인비료, 알칼리비료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비료가 하천에 흘러 들어가면 물을 오염시킵니다. 그래서 2010년까지 만경강과 동진강 주변 농경지의 비료 살포량을 30% 감축하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새만금 간척지에 농촌마을이 들어설 것인데, 농가당 영농규모를 1가구 당 3㏊에서 6㏊로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업인구도 원래 계획했던 3만5천9백명에서 2만1천명으로 줄어듭니다.
④새만금 지역에 건설하는 각종 환경정화시설은 여러 가지인데, 먼저 동진강과 만경강에서 새만금호로 흐르는 물은 침전지를 거칩니다. 이 침전지는 다른 오염물질에 비해 크고 무거운 오염물질을 바닥에 가라앉히게 하거나 준설하는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침전지에서 1차로 거른 강물은 환배수로(83㎞)를 따라 이동합니다. 환배수로 옆에는 인공습지가 있습니다. 이 인공습지는 총 6곳 1천90㏊를 조성할 것입니다. 인공습지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며, 홍수도 조절하는 기능이 있고, 도시민의 휴식공간도 제공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만금호에 도달한 물은 표면과 중간층이 아닌 바닥 부위에 무산소층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닥 부위의 물을 바다로 보낼 수 있는 저층수배제시설(底層水排除施設)을 가력배수갑문과 신시배수갑문에 각각 1개씩 설치합니다.
그 밖에도 하수종말처리장 54곳을 건설하고, 하수관거(2464㎞)를 정비하며, 인공수초섬(人工水草섬, 0.4㏊)과 인 처리시설(1곳, 1일 30만톤 처리)도 짓습니다.
이런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는데 1조4천억원을 사용할 것이며, 동진강과 만경강 상류지역 환경기초시설 건설(2001~2011년)에 들어가는 비용이 8천4백82억원입니다. 이것은 새만금사업 때문에 짓는 것이 아니라, 금강수계물관리종합대책(2000. 10. 24 수립)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비용을 새만금 사업비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⑤동진강이 만경강보다 깨끗합니다. 동진강은 새만금호에서 만경강과 만나며, 이에 따라 새만금호 수질도 좋아집니다.
⑥만경강 위에 금강하구둑 건설로 원래 강이었으나 호수처럼 되어 버린 금강호가 있습니다. 금강호는 깨끗합니다. 이 금강호에서 만경강으로 연결하는 금강물 유입수로를 건설하겠습니다. 금강호에서 1년간 바다로 보내는 방류량이 54억4천3백만톤인데, 이 중 9.6%인 5억2천만톤을 금강물 유입수로를 통해 새만금호로 보내 희석시킵니다.
⑦돼지와 젖소의 똥․오줌 중 94.5%를 없애는 것은 가능합니다.
⑧닭과 한우 축사에서 나오는 폐수도 100% 정화하겠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의지입니다. 환경단체는 시화호의 예를 들어가며 새만금호도 썩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새만금호 총저수량은 시화호의 1.7배이고, 유역면적은 7배이며, 시화호 인근에는 공장과 도시가 밀집해 있었지만, 새만금호는 공장과 도시가 멀리 떨어져있습니다.
산업폐수발생량도 새만금호는 시화호의 1/10에 불과하며, 물 순환주기도 시화호가 10개월인데 반해 새만금호는 2.5개월 밖에 안 됩니다. 상류하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을 봐도 시화호는 27.5ppm이지만, 동진강은 2.9ppm, 만경강은 7.1ppm으로 4급수 기준치인 8ppm을 넘어서지 않습니다.
시화호와 새만금호는 다릅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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