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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후버이래 일자리 없앤 유일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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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후버이래 일자리 없앤 유일한 대통령”

부시의 5천5백억달러 감세안 놓고 비판 잇따라

5천5백억달러의 세금 감축으로 기업의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이 연일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부시 감세안의 비판자들은 그의 경제정책을 1920년대 말 대공황을 몰고온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의 정책과 대비시켜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예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난달 28일 부시가 자신의 남편인 빌 클린턴이 쌓아놓은 재정 흑자를 적자로 돌아서게 했고 감세안은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며 “후버 대통령이후 가장 잘못된 경제정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저주에 가까운 힐러리의 독설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부시와 후버는 또다시 만났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슬레이트(slate.msn.com)는 조지 W. 부시 현대통령과 후버 전대통령의 이름을 합성한‘조지 워커 후버?(George Walker Hoover?)’라는 제목의 30일(현지시간)자 논평을 통해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 부시는 레이건이 아니라 후버와 더 가깝다”며 감세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부시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사진: 후버, 부시 붙여서>

미 정가에서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후버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금기에 가까운 일이다. 대공황을 가져온 후버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무능한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부시의 감세안에 쏟아지는 맹공은 따라서 그의 정책이 대공황에 필적하는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칼럼은 "부시 감세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1백40만개의 일자리는 1919년 이후 통계를 봤을 때 오히려 평균을 밑도는 수치"라며 “그리 대단한 성장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칼럼은 또 "세금 인상은 일자리를 줄이고 세금 인하는 일자리를 늘린다"는 부시의 경제이론은 미국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클린턴의 세금 인상과 부시의 감세가 초래한 결과를 비교했다. 미국 역사상 세금을 가장 많이 인상했던 클린턴의 93년도 정책은 5백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를 단행했던 부시의 2001년 결정은 오히려 1백70만개의 일자리를 없앴다는 것이다.

칼럼은 취업자수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2004년 10월까지 2백만개의 일자리를 더 만든다 하더라도 부시는 후버 이후 일자리를 없애기만 한 유일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칼럼은 “1900년이래 재선에 실패한 공화당 출신 대통령은 후버와 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라고 끝맺으며 감세안을 강행할 경우 내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다.

다음은 30일자 슬레이트 칼럼의 전문.

***조지 워커 후버?**

이라크전쟁이 끝나고 부시 대통령은 그의 감세안을 통과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감세안을 “일자리와 성장을 위한 계획”이라고 낙관적으로 부르고 있는데 “적자, 또 적자 계획”이 보다 정확한 이름이다.

미 재무부는 한계조세율 감축 계획의 빠른 시행과 주식배당세를 철폐(감축)는, 아니면 세법 조정을 통해서라도 2004년 말까지 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는 부시의 계획이 2004년 말까지 1백4십만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더욱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그러나 18개월에 1백40만개의 일자리는 많은 것이 아니고 대단한 성장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일자리 창출의 문제에 있어 부시는 로널드 레이건이 아니라 허버트 후버와 더 유사해지고 있다.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에 대한 미 노동통계국(BLS)의 통계는 미국 경제가 1919년 이래 놀랄만한 장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한다. 1973년 석유파동이나 카터 대통령 시절의 스테그플레이션, 1990년대 초반의 경기침체(당시 대통령후보 클린턴은 이 상황을 ‘50년만에 최악’이라고 다소 왜곡했다) 같이 어려운 시대에서조차 취업자수는 대체로 계속 증가했다.

대통령의 4년 임기 내내 취업자수가 하락했던 경우는 딱 한번 있었다. 저 악명높은 ‘후버시대’인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취업된 미국인의 수는 3천1백32만명에서 2천3백69만으로 24% 감소했다. (놀랍게도 1940년이 돼서야 1929년의 수준으로 회복했다)

과거 10년동안의 주기적으로 조정된 수치는 한계조세율 감축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감세안 지지자들을 놀라게 할 것이 분명하다. 세금 인상은 일자리를 줄이고 감세는 일자리를 늘인다는 것이 전통적인 경제이론이다.

그러나 고수익자들에 대한 한계수입세율을 올린 클린턴의 1993년 예산안이 통과된 후 16개월동안, 취업자수는 1억1천96만명에서 1억1천5백92만명으로 늘었다. 달리 말하자면, 미국 역사상 세금을 가장 많이 인상한 정책은 일년 반도 못돼 거의 5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감세안을 통과시킨 2001년 6월부터 22개월동안 취업자수는 1억3천2백11만에서 1억3천41만으로 줄었다. 이는 또 달리 말하자면, 미국 역사상 세금을 가장 많이 깎은 정책이 1백70만개의 일자리를 “희생시켰다.”(근거보다는 열정에 더 의존하는 부시 지지자들은 감세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일자리가 더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18개월동안 1억3천여만 일자리에 1백40만개를 더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부시에게 좋은 소식이다. 사실 1백4십만개의 일자리는 여전히 평균치를 밑돈다. 지난 84년간 미국 경제는 매 18개월마다 거의 2백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왔다.

2004년 10월까지 2백만개의 일자리를 더 만든다 하더라도 부시는 후버 이후 일자리를 없애기만한 유일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부시에게 나쁜 소식이다. 부시의 정치담당 보좌관이자 내년도 대선의 핵심 전략가인 칼 로브도 분명 인식하고 있듯, 그같은 오명은 재선을 바라는 대통령에게 결코 좋은 것이 되지 않는다. 1900년 이후 재선에 실패한 공화당 출신 대통령은 후버와 아버지 부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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