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에 대해 미 국방부가 ‘항구적이고 선별적인 쿠바형 해상봉쇄’로 대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사진>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27일(현지시간) 일요판 선데이 텔레그라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지난 63년 쿠바 미사일위기 당시 미국이 사용한 전술을 본떠 ‘쿠바형(Cuba Lite)’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이번 계획은 지난주 베이징 3자회담에서 핵무기 보유 선언후 나온 미국 정부의 첫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쿠바형’ 해상봉쇄는 북한 정권에 압박을 증대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 군함을 이용, 핵 물질을 수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를 골라 나포하는 전술"이라고 미 국방부 고위 자문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이때문에 ‘선별적’ 이란 말이 나왔으며, 북한이 ‘전쟁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전면적 봉쇄는 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어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핵무기를 수출하려는 북한의 시도는 ‘금지(interdiction)될 것”이라면서 “이는 일종의 쿠바형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인 국제 선박운항은 막을 필요가 없지만 북한 선박의 운항은 우리가 파악한 적재화물에 따라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미국과 스페인 군함은 스커드 미사일과 탄두를 싣고 예멘으로 향하는 북한 선박 서산호를 정선시킨 뒤 예멘 정부의 확인을 받은 후에야 통과시킨 적이 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새로운 ‘쿠바형’ 봉쇄 전술이 시행되면 북한 선박에 대한 미 군함의 ‘현장 검색’이 북한 근해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할 수 있다는 점”을 선별적 봉쇄의 장점으로 꼽았다.
텔레그라프는 이어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정밀 공격’하는 옵션도 고려하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북한의 대응을 불러올 수 있어 설득력이 없다"는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도 전했다.
텔레그라프는 또 3자협상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미 행정부내 매파-비둘기파 갈등에 대해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북한은 이라크가 아니고 매파-비둘기파의 심각한 갈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둘기파들은 자신들이 북한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음을 알고 있고, 매파들은 전쟁할 준비가 돼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히며 “이번 경우에 행정부는 통합돼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보도가 사실일 경우 미국이 북핵문제를 중.장기적으로 대처한다는 플랜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가능해, 앞으로 북핵문제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