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함락 이틀째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무력하게 굴복했던 이라크 정규군과는 대조적으로 아랍 출신 외국 자원병들이 바그다드 시내 서너곳의 거리를 장악한 채 끝까지 미군에 저항하고 있다.
"아랍 출신 자원병들은 바그다드 시내 아드하미야 지구와 와지리야 지구 등의 거리를 장악, 검문소를 설치하고 거리순찰까지 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바그다드에서 벌이는 대미항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카타르 위성TV방송 알 자지라, 로이터 등 외신들이 11일 보도했다.
***시리아, 알제리, 리비아 등지서 자원해 외로운 싸움**
알 자지라에 따르면, 아랍 지원병들은 주로 이슬람 사원을 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라크 정부의 정보기관 본부가 있는 바그다드 서부 만수르 지구에서도 항전을 계속하고 있다.
미 공군은 지원병들이 장악하고 있는 거리에 대한 공습을 가하고 있지만 지상에서는 아직 미군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저항군 중에는 이라크 정규군은 거의 보이지 않고 전쟁 전부터 유입되었던 수천명의 무자헤딘(이슬람 전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라크 민간인도 일부 섞여있다.
이슬람 형제국 이라크를 돕기 위해 참전한 지원병들은 시라아와 알제리, 리비아, 튀니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몰려들었다. 한때 이라크 국영TV방송은 지원 외국인 병사를 4천여명으로 추정했다.
지원병들 중에는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의 독전에 자극받아 이라크로 들어온 과격파들도 상당수로, 항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폭 공격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군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실제로 10일밤(현지시간) 바그다드 도심의 팔레스타인호텔 근처의 미군 검문소에서 이라크 남성에 의한 미군 병사들에 대한 자폭 공격이 가해져, 미 해병대 소속 군인 1명이 죽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미군이 바그다드에 들어온 후 처음있는 자폭공격이었다.
***친미 시아파 성직자 2명 피살돼**
이라크 중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도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에서는 10일 미국에 대한 시아파 주민들의 협력을 촉구해온 친미 시아파 고위지도자 압둘 마지드 알 코에이와 사담 후세인 정권에 유착돼 사원을 관리해온 하이데르 알 카다르 등 2명이 피살됐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사원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주요 성직자 회의가 열렸는데, 이들의 출현에 일부 성직자들이 비난과 욕설을 퍼붓자 이에 알 코에이가 권총을 꺼내 허공과 성직자들을 향해 총탄 두 발을 발사했다. 이에 격분한 성직자들이 두 사람을 칼 등의 흉기로 찔러 살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는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코에이는 시아파 봉기후 런던으로 망명해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인 `알 코에이 재단'을 운영하던 그는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지난 3일 시아파의 성지인 나자프 재건을 명분으로 미군의 도움으로 귀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시아파에 대해 미국에 협조할 것을 거듭 요청해 현지인들의 강한 반발을 사왔다. 함께 피살된 알 카다르는 후세인 정권의 종교부와 유착된 인물로 그동안 시아파 주민들의 혐오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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