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예상과 달리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저항을 받지 않고 바그다드를 함락시킬 수 있었던 것은 러시아의 중재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미국과 비밀 망명협상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주목된다.
***후세인, 미CIA와 망명협상?**
카타르의 위성TV방송 알 자지라는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발 기사에서 러시아 정보기관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중앙정보국(CIA) 요원이 극비리에 이라크 후세인 정권과 접촉해 후세인대통령등 정권수뇌부의 안전한 출국을 보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바그다드에서 활동하는 CIA요원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도 비밀 거래를 시도했었다고도 덧붙였다.
알 자지라는 "바그다드에서 9일 이라크군의 저항이 없어 쉽게 함락된 것은 미국측이 후세인 대통령등의 출국을 용인하는 대가로 후세인 정권이 공화국수비대 등에 의한 조직적 저항을 정지시키는 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후세인 사진>
알 자지라는 이같은 CIA와의 막후협상설 보도에 앞서, 지난 7일 바그다드를 떠난 러시아 대사가 이라크측과 후세인의 안전한 탈출을 보장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러시아 군 장성의 말을 인용, 미군의 바그다드 공략시 이라크군의 저항이 미미했던 것이 후세인의 망명 때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군 장성은 알 자지라 모스크바 특파원인 아크람 고우잠과의 인터뷰에서 "이(후세인 망명설)는 공화국 수비대와 이라크군의 저항이 미미했던 이유를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시내의 통신수단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는데도 이라크군이 조직적으로 저항하지 않은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후세인 망명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비밀 거래설 대두**
이에 앞서 레바논 국회의장인 나비흐 베리도 9일 후세인이 미국과 러시아의 비밀 거래로 바그다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은신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나비흐 베리는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이라크전을 협의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후세인의 망명과 도피를 의논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바그다드에서 철수했던 러시아 대사가 왜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갔겠는가? 콘돌리자 라이스는 모스크바에서 무엇을 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바그다드 주재 러시아 대사인 블라디미르 티토렌코는 지난 일요일 이라크를 떠났다. 그러나 그는 부상당한 운전수를 데려온다는 명목으로 8일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보좌관은 지난 7일 러시아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미러간의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광범위한 이야기를 나눴고 전후 이라크의 상황에 대해서도 약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관리들은 그러나 후세인 망명 협상설을 공식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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