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최규선 회동 사진이 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날 발간된 뉴스위크 한국판(4월 16일자)에 실린 이 사진(12cm×8cm)은 이회창 전총재가 국무총리직을 마치고 변호사로 있던 지난 96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 사무실에서 찍은 것이다. 최씨는 당시 이 전총재 사무실로 찾아가 '미국 대학 후배'라고 소개하며 사진을 함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지난 96년 찍은 사진은 이회창 전총재 측이 그동안 "최씨와는 지난해 1월 미군기지 이전 세미나에서 잠깐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고 해명해 온 것을 정면으로 뒤집는 증거다.
***뉴스위크 “두 사람이 단 한번 스친 사이 아니었다”**
뉴스위크는 사진과 함께 지난해 1월 최씨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에게 스티븐 솔라즈 전 미국 하원의원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의 정황을 제시하면서 "두 사람이 '단 한번 스친 사이'는 아니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또 최씨의 지도교수로 알려진 미국 UC 버클리대 스칼라피노 교수는 지난해 5월 최씨 변호인 강호성 변호사에게 ‘최규선씨에 관한 소견’이란 제목을 문건을 보내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최규선은 김대중 대통령,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등 다양한 한국내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주선해 주었다"고 밝혔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지난 2001년 6월 제주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제주평화포럼(15~17일) 참석차 방한, 김 대통령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총재 측은 "스칼라피노 교수는 97년부터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잘 아는 사이"라면서 "면담을 누가 주선하고 뭐하고 할 계제가 아니며,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보고해 만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 “20만달러 수수설과는 무관”**
이 사진은 최규선씨의 운전기사 백모씨가 가지고 있던 것이다. 백씨는 지난해 9월 민주당 설훈 의원이 '이회창 전 총재 20만달러 수수설'을 폭로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이 사진을 설 의원에게 3억원에 구입하도록 제안했었다.
설 의원은 이같은 제안을 받고 보좌관을 보내 사진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백씨의 요구를 거부하고 이 사실을 검찰에 알렸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백씨의 승용차를 압수수색해 사진을 확보한 뒤 공판 관련 서류에 첨부,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은 “사진 촬영시점이 20만 달러 수수설 폭로 시점(2002년 4월)과 차이가 커 '20만 달러 수수설'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지난해 4월 "최규선씨가 이회창 전총재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을 통해 2001년 12월 이 전총재에게 20만 달러(2억5천만원)를 전달했다"면서 “당시 최씨와 윤 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가 증거”라며 ‘20만 달러 수수설’을 제기했었다. 설 의원은 그러나 “증인이 나서려 하지 않는다”며 증거 및 증인을 제시 못했으며 윤여준 의원과 이 전총재는 설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20만 달러 수수설'은 설 의원이 지난달 27일 재판과정에서 “김현섭 전 비서관이 작년 4월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제보를 해왔다”고 진술한 뒤 김한정 전 청와대 부속실장 개입설까지 제기되면서 청와대 기획 폭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한나라당은 "'20만달러 수수설'은 대선을 겨냥한 고도의 정치공작으로 청와대 게이트"라며 특검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으며, 민주당도 "특검제를 하자면 못할 이유가 없다. 특검제가 도입되면 오히려 이회창 전총재 측이 곤란하게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송광수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영제 서울지검장이 내게 말하길 ‘이 사건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검찰이 나서서 수사하기는 힘드나 피해자 측에서 추가 고소를 해주면 (재수사 착수가) 아주 쉽다’고 했다”며 이 전총재 측에서 김현섭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고소.고발하면 검찰이 재수사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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