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에 관한 유엔 안보리의 첫번째 회의가 오는 9일(현지시간)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유엔 특사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고 안보리 회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해 주목된다.
캐나다 정부의 전 장관이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고문 겸 대북특사인 모리스 스트롱은 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북한과 미국간의 전쟁은 “전적으로 가능한(entirely possible) 것”이며 안보리 회의는 “매우 논쟁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주요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안보리 회의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유엔 특사의 이같은 전망은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 갑작스런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잠재하며, 유엔을 통한 해결과정도 기나긴 여정이 될 수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 이라크 전쟁에 촉각 곤두세워”**
지난주초 북한을 방문했던 스트롱 특사는 북한이 이라크 전쟁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북한은 이라크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엄청난 우려를 갖고 있다”며 “그들의 마음속에는 미국이 악의 축으로 꼽았던 나라들에 대한 선제공격을 계속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다음 차례가 북한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실제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롱 특사는 이라크전처럼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과의 전쟁이 벌어질 위험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쟁은 불필요하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지만 “전적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는 하룻밤 사이에 해결되지도 않고 하룻밤 사이에 전쟁으로 격화하지는 않겠지만, 격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전쟁의 역사에서 우리가 알고 있듯이, 대단히 많은 전쟁들이 신뢰의 붕괴와, 다른 사람들의 진정한 의도나 신호를 못 읽을 때 일어난다"며 "이것은 북-미간에도 확실한 진실이다”고 말하면서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트롱 특사는 “북한은 그들의 안보와 자존심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할 것”이라며 "다음주 열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만약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채택될 경우 북측은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회의 입장 차 뚜렷할 것”**
북한은 지난 1월 12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다음주 안보리 회의는 NPT 탈퇴의 실질적인 효력이 발생하기 하루 전날 열리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확산방지를 위한 국제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을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하도록 안보리 이사국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스트롱 특사는 안보리 회의가 "대단히 격렬하고 입장이 뚜렷이 나뉘는 회의”가 될 것이라면서도 결론이 빨리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안보리 첫 회의에서 결의안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 과정이다”며 “모든 나라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싶어한다. 이는 아무도 원치않는 엄청난 위협이고 갈등이다”고 말했다.
스트롱 특사의 전망은 지난 2일 존 네그로폰테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말과 일치하는데 이들의 이같은 전망은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조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트롱 특사는 특히 중국의 역할을 주목했다. 그는 “중국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책을 원한다는 데 대해 어떤 의문도 없다”며 “그들은 평화적 해결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의 양자 해결을 강조해 왔고 유엔 안보리가 개입해서는 안 되며 북한을 비난하는 결의안 채택도 반대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스트롱 특사는 "북한이 협상 도구로 우라늄 재처리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재처리 개시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것임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그들은 재처리 개시가 문제 해결에 엄청난 주도권을 줄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