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통령 딕 체니가 과거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던 핼리버튼의 한 계열사가 이라크의 첫 번째 전후복구사업이 될 유정 화재 진화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따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같은 계약이 백악관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사진: 불타는 유전>
미 육군 공병대는 후세인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유정 화재를 진화하는 사업을 핼리버튼의 계열사인 ‘켈로그, 브라운 앤 루트(KBR)’가 맡게 되었다고 밝혔다고 25일(현지시간) CBS 마켓워치닷컴과 프랑스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같은 계약에 대해 미 공병대 대변인 진 포릭 중령은 “KBR은 유정 화재 진화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계약하게 되었다”며 경쟁입찰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진 직후 KBR은 성명서를 발표, “KBR은 고도로 복잡하고 시급한 진화 사업을 할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에 선정되었다”고 말했다. KBR은 이미 국방부측으로부터 화재 진화에 관한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받은 상태였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백악관 대변인, “자세한 질문은 공병대에 직접 하라”**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KBR이 이같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던 것은 체니 부통령이 핼리버튼의 대표를 맡았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은 공병대에 직접 하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답을 듣고 싶어하는 질문은 아마도 ‘유정에 난 불을 끌 좋은 계획은 무엇이냐’일 것”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핼리버튼의 주가는 2.68%나 올랐다. KBR이 화재 진화 사업으로 받을 금액은 얼마나 많은 수의 유정이 불타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 불타고 있는 유정은 이라크 남부에7개이고 북부와 바그다드 부근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R에는 이 사업에 협력할 하청업체 선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졌는데, ‘부츠 앤 쿠츠’와 ‘와일드 웰 컨트롤’ 등 2개 회사를 선정했다.
KBR은 지난 91년 쿠웨이트내 유정 화재 진화작업의 90%를 맡아 해결해 냈었다. KBR은 이 사업이 끝나도 쿠웨이트에 점령하게 될 미군의 기반시설 건설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한 안보 전문가는 “KBR은 기본적으로 미군의 공병대”라고 말했다.
석유와 패권을 위한 전쟁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부시 미 대통령은 20일 개전 확인 연설에서 "이라크에 대한 아무런 야심도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화재 진화사업에서부터 발빠르게 움직이는 미국을 보면 부시의 그 선언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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