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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전쟁, '해커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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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 전쟁, '해커들의 전쟁'

이라크전 지지파와 반대파 해커들 서로 공격

‘해커들의 전쟁이 시작됐나?’

이라크 전쟁이 격화되면서 전쟁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국제 해커들이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인터넷 사이트를 상호 공격해 접속이 마비되는 사태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전쟁을 지지하는 해커들은 아랍계 언론 사이트를 공격하고 있고, 아랍 출신들을 중심으로한 반전(反戰) 해커들은 전쟁 지지ㆍ지원 입장을 밝힌 나라들의 인터넷 사이트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알 자지라 영문사이트, 해커 침입으로 접속 안돼**

아랍계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24일 방송 내용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취지로 영문 사이트를 개설했다. (http://english.aljazeera.net) 미국내에서도 코넬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알 자지라> 영문 번역 사이트가 등장했고, 호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번역 사이트도 등장했다. (http://www.aljazeera.us/ 혹은 http://www.aljazeera.au)

그러나 26일 11시 30분 현재 <알 자지라>에서 만들었다는 사이트는 접속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데 이 사이트가 개설되자마자 해커들의 침입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 자지라> 인터넷 사이트의 웹 호스트인 ‘호라이즌스 미디어 & 인포메이션 서비스’사의 아이만 아라시드는 25일 해커들의 공격으로 서비스가 간헐적으로 중단됐으며 이번 공격은 뉴욕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알 자지라>는 사망한 미군 병사의 시체와 이라크군에 의해 생포된 5명의 미군 포로가 신문을 받는 장면을 24일 공개한 후 미국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이번 공격은 분노한 미국 해커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25일 지난 5년간 시황중계를 해왔던 뉴욕증권거래소로부터 거래장내 시황중계 불허를 통보받기도 했다.

<알 자지라> 영문 사이트 편집자인 조안 터커는 25일 약 4시간동안 사이트를 업데이트하지 못했다며 “방해를 너무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커들의 공격 외에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알 자지라>의 인터넷 서비스 자체도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알 자지라> 정보 기술자 살라 알 세디키는 현재 미국과 프랑스에 있는 서버를 3월 말부터 유럽 지역으로 모두 옮기겠다고 말했다. 미국 서버회사가 더 이상 <알 자지라>에게 서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조안 터커는 미국 서버회사의 이같은 결정의 배후에는 전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자적이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서 아랍권의 CNN 방송으로 불리는 <알 자지라>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직후 아랍측에서 보도하는 전황을 알고 싶어하는 유럽인 시청자가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25일 보도했다.

***전쟁 반대 해커들의 역습**

한편 전쟁과 그로인한 수많은 인명피해에 반발하는 해커들의 대규모 역습도 진행중이다. 반전 해커들은 지난 18일부터 23일 사이 총 984개의 웹 도메인을 공격, 3천개의 웹 페이지를 손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반격이 더 거세지고 있다.

반전 해커들 중에서는 친 아랍계 해킹그룹인 ‘유닉스시큐러티가드(USG)’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25일 보도했다. 19일 밤 아랍어와 영어로 쓰여진 반전 문구를 삽입해 공격을 시작한 해커들은 자신들의 소행은 “약속한 사이버 전쟁의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웹 사이트 공격시 해커들은 ‘미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세상에 저지르고 있고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인터넷에 저지른다, 미국은 테러 행위를 멈추어라, 그래야 우리도 멈춘다’‘약속된 사이버 전쟁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등의 문구를 삽입하고 있다.

USG 외에도 ‘DKD’라는 해커그룹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러시아의 케냐 점령, 이라크 전에 대한 터키의 공조 등을 비난하는 반전 메시지를 공격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사이트 20여개도 해킹당해, 반전 해커들의 공격인 듯**

반전 해커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세계 40여개국에 있는 웹 사이트도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전 파병 계획을 갖고 있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반전 해커들은 한국 정부가 파병 계획을 발표 한 후 25일까지 모두 20여개의 국내 사이트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부터 홈페이지가 해킹당한 국내기업은 전원장치 제조업체 A사, 종합일간지 J일보가 발행하는 월간잡지, 한 해양 관련 학회 등 현재 모두 23개로 집계되고 있다.

해킹당한 홈페이지는 초록색 하트그림 안에 브라질 국기가 그려져 있고 검은 바탕에 붉은 글씨로 “without war, blood, for oil Saddam, Bush and Blair in the war. children they die, Bush, blair wants war” 등의 반전 메시지가 삽입됐다.

이들 사이트들은 모두 ‘co.kr’‘or.kr’ 등 국가 도메인이 드러난 것으로 해커들에 의해 무작위로 추출돼 공격받았다고 국내 보안업체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내 홈페이지를 해킹한 국제 해커그룹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남미지역에서 활동하는‘사이버로드’로 알려졌다.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치열한 교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물리적인’전쟁의 막후에 벌어지고 있는 ‘해커들의 전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대량 피해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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