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워치콘 파문'으로 교체설이 제기됐던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당분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청와대비서실장은 24일 오후 청와대 기자실에서 가진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에서 송 대변인에 대해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당장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송 대변인에게 상당한 수준의 경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 한달도 안됐는데 애 낳으라면...”**
문 실장은 그러나 "지난 정부의 박지원 대변인처럼 전체를 다 아는 사람이 브리핑하던 때와 세상이 달라졌다"며 "지금은 대변인이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릴리스(전달) 기능만 한다"고 말했다. 또 “대변인에게 돌아가는 비난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먹어야 한다. 우리에게 원죄가 있다”며 “결혼한 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애를 낳으라고 하면...”이라고 송 대변인을 감싸기도 했다.
이해성 홍보수석도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변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 있고 정보를 취합해 소화할 시간적 여유도 적다"며 "처음 시작한 사람이어서 다소간 어설픈 점이 있고, 기자들이 다소 감정적 대응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송 대변인을 변호했다.
이에 앞서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 전에 ‘워치콘 파문’과 관련, "(북측에) 성명을 내고 전통문도 보내 설명했다"며 "대변인이 실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그것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해성 “대변인 언급이 부정확하면 확인취재하면 되지 않나”**
청와대는 이번 ‘워치콘 파문’을 송 대변인 자질 문제가 아니라 새 브리핑 시스템 운용상의 문제라고 해명한 셈이다. 이는 취임 한달만에 여론에 밀려 대변인을 경질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송 대변인 이외에도 김진표 경제부총리, 정찬용 인사수석 등이 업무상 실수로 구설수에 올랐던 점을 비춰볼 때 한번 여론에 굴복하면 계속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한편 이해성 홍보수석은 이날 송 대변인 문제를 해명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다소 감정적인 대응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파문을 참여정부와 일부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 탓으로 돌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수석은 "파문이 자꾸 이렇게 가는 게 이상하다. 지금까지 북한이 그렇게 나오면 어떻게 했냐"고 반문하면서 "대변인 언급을 부정확하다고들 보지 않았느냐. 라종일 보좌관이 다 확인해 주지 않았느냐"고 항변했다.
이 수석은 또 "다 전화 걸어서 취재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새 제도에 피차 적응하는 기간이다. 앞으로 수석.보좌관들이 수시로 브리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져 있는 대변인 정례 브리핑을 오후 2시 한차례로 바꾸는 것을 즉석 제안했으나 일부 기자들은 "원칙의 문제"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송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자꾸 대변인에게 돌 던지지 말라"면서 "새로 바뀐 브리핑 시스템에서 대변인의 변화된 역할과 (기자들의) 기대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잘못한 것이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청와대의 재신임으로 이번 파문은 가라앉았지만 언론뿐 아니라 한나라당에서도 24일 송 대변인의 즉각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던 것을 볼때 이후에도 송 대변인 거취 문제가 논란이 될 여지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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