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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反戰시민 1천명 체포, 전세계 반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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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反戰시민 1천명 체포, 전세계 반전 확산

<반전 현장> 맥도날드, KFC 등 美상점 피습받기도

사상 유래없이 일방적인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평화를 열망하는 지구촌 시민들도 사상 유래없는 규모의 반전시위로 맞서고 있다.

바그다드에 대한 첫 번째 공습이 가해진 20일 터져나오기 시작한 반전시위는 전쟁을 일으킨 당사국 미국을 포함, 유럽, 아시아, 남미, 중동 등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으로 몰려가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해 각국 미 대사관에 대한 경비가 한층 삼엄해졌다.

전쟁 발발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시위의 양상이 다소 격렬해졌다는 것과 시위대의 구호가 '공격반대'에서 '공격중단'으로 바뀐 것이다.

<사진: 평화마크 >

***아랍 시민들, "후세인은 돌 맞아도 싸지만 전쟁은 죄악"**

아랍권의 시위가 어느곳보다 격렬하다.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의 주요 도시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미국 대사 추방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아랍권 최대 도시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위대는 미 대사관을 향해 투석전을 펼쳤고 폭동 진압경찰은 물대포와 곤봉으로 이를 진압했다. 시위에 참가한 택시 운전사 요세프씨는 "이 전쟁은 죄악"이라며 "사담때문이 아니다. 그는 돌을 맞아도 싸다. 무고한 이라크인들을 고통에 빠뜨리기 때문에 죄악이다"고 말했다.

<사진: 자카르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시위는 격렬했다. 최근 미 여성 평화운동가가 이스라엘군의 불도저에 압사한 가자지구 라파시에서는 1천여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이라크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헴에서는 1백여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벌였다.

동남아 아랍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시위대들은 이번 공격이 이슬람을 굴복시키고 석유를 장악하려는 음모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맥도날드와 켄터키프라이드치킨 등 미국계 패스트푸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럽, 어린이·중고생 대거 참여, 경찰과 충돌 빚기도**

이탈리아에서는 최대 규모의 노동조합 세곳이 두시간여의 파업시위를 벌였으며, 주요 도시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몰리고 역·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한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과 슈투트가르트, 뮌헨 등지에서는 8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전쟁 반대"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텍사스에 폭탄을 떨어뜨려라. 거기도 석유가 있다"는 과격한 구호를 서슴지 않았다. 베를린 시위에서 시민들은 민간인 희생을 상징하는 붉은색 페인트를 미대사관 앞에 뿌리기도 했다.

스위스 경찰은 학생들이 대다수인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며 진압했고, 스페인 경찰은 고무총탄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사진: 로마>

영국 전역에서도 반전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런던 의사당 앞 광장에서는 중고생들이 연와시위를 벌이며 도로를 점거했고, 해산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시위에 참가한 14살 소녀는 "우리는 평화를 위해 여기 있다"며 "수업을 빼먹고 나왔다. 미래의 세대인 우리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학생들로 이뤄진 프랑스 시위대는 파리 중심가를 거쳐 미국 대사관 앞에 7만여명이 운집했다. 일부 시위대는 맥도날드 상점의 유리창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20일 가장 규모가 컸던 시위로 최소 2십만명이 참가한 그리스 아테네 시위를 꼽았다. 아테네 시위는 특히 학생과 어린이들이 많이 참석했다. 15세의 한 소년은 "우리 선생님도 함께 하신다"며 100명의 친구들을 이끌었다.

한편 한국, 일본, 호주,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도시에서도 반전평화와 반미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은 극한 여론분열 양상, 시위대 수백명 무자비하게 체포돼**

한편 미국은 상황은 '다수의 조용한 전쟁지지, 일부의 반전시위'로 요약된다. 70% 이상의 국민들이 전쟁을 지지하는 분위기에서 반전시위는 소수의 강력한 투쟁이 돼가고 있고 경찰은 시위대 수백명에 대한 체포도 불사하는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사진: 체포>

미국 반전운동의 성지인 서부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일 1천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16명의 동료들과 체인으로 몸을 감고 도로시위를 벌인 버클리대의 한 학생은 "이런 일이 미국 전 도시에서 일어난다면, 계엄령이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1백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수도 워싱턴에서의 시위에서도 세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시위에 참가한 17세의 피터 매튜는 "우리는 미국의 젊은이"라며 "우리 젊은이의 이름으로 전쟁하지 마라"고 말했다.

뉴욕에서는 9.11테러 유가족들의 모임 '평화로운 내일' 회원들이 모여 이번 전쟁이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무고한 이라크 사람들이 우리가 겪었던 슬픔과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시위대들은 전쟁 찬성 여론을 감안, 자신들의 시위가 미국인들의 애국심과 상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시위대는 "미국의 깃발을 태우자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단지 사람들이 죽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사진: 성당>

그러나 미국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미국 군대에 대한 지지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는 반전시위대에 욕설과 비난까지 퍼붓고 있다. 반전시위가 격렬한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더비 패티는 "시위대는 역적"이라며 "저들의 행동은 우리의 적을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고 비난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반전시위는 잠재적 위협국에 대한 선제공격이라는 이번 전쟁이 얼마나 인기없고 명분없는 것인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세계 언론들은 반전시위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며 시위 양상을 이라크 전황만큼이나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와의 물리적인 전쟁 외에 국제여론과의 치열한 '소프트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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