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가정보원장으로 확실시되던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이 최종 탈락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 등과의 회동에서 국정원장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배석자가 신 전 부의장을 거명하자 "신상우씨가 국정원장을 하면 청와대와 친하다고 의심을 받지 않겠느냐"며 인선에서 제외됐음을 공식확인했다.
신 전 부의장은 불과 하루전만 해도 기용이 확실시됐었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안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정치인 출신 인사를 임명할 지 아니면 외부 전문가를 기용할 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정치인 출신 가운데 발탁된다면 신상우 전 부의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전 부의장이 줄곧 국내 정치에만 몸 담아와 국내 정치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해외정보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 방향과 맞지 않다는 점 ▲66살의 고령이란 점 ▲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라는 점 등을 들어 그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盧 "한나라당이 국정원장 추천해 달라"**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박희태 권한대행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국가정보원에 대한 확고한 개혁의지를 밝히면서 한나라당에 국정원장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문제만 남았는데 사람이 참 없습니다"라며 국정원장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한 배석자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을 거명하자 "신상우씨가 국정원장을 하면 청와대와 친하다고 의심을 받지 않겠느냐"면서 "박 대표님 가까우신 분 중에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미 국정원장 주례보고를 폐지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국정원과 청와대가 뒷문으로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국정원 정보는 아주 중요한 것만 챙긴다. 문건만 수석실로 보낸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선거 때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계획 등 여러 가지를 짰는데 사실은 껍데기 밖에 없다"면서 "국정원이 이런 부분에 대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해 해외정보분야 강화를 국정원 개혁방향의 제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이날 야당에 국정원장 후보 천거를 요청함에 따라 향후 국정원장 인선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국정원장 임명 시기도 다소 늦어질 것이 예상된다. 청와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제도개혁을 먼저 마무리한 뒤 인선을 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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