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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마저 미국의 이라크전쟁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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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마저 미국의 이라크전쟁 발목 잡아

"우리 군기지 이용하려면 60억 달러 더 내라"

프랑스, 독일 등의 공개적인 반대로 미국의 이라크전쟁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믿었던 군사동맹국인 터키마저 경제지원 증액을 요구하면서 자국내 군기지 사용을 거부하고 있어 부시행정부의 속을 태우고 있다.

터키는 미국이 제안한 2백60억 달러 규모의 경제지원을 거부하고 60억 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미국도 “터키가 동맹이란 이름으로 강도짓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공격 시 공습작전과 함께 이라크 남부를 통한 대규모 지상공격을 주 전선으로 하면서도 빠른 전쟁종결을 위해 터키를 통해 이라크 북부를 동시에 공격한다는 작전계획을 세워 왔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터키와의 협상 결렬로 3월 초까지 군 배치를 완료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이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진: 터키 총리>

***“이라크 북부 공격은 빠른 전쟁 종결의 핵심”**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압둘라 굴 터키 총리와 경제지원 규모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미국은 터키가 19일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그동안 지원되었던 돈까지 몰수하겠다고 말하며 터키 정부를 압박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아침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이것은 으름장이 아니다. 시간이 가고 있다.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됐다”며 약 2백60억 달러로 알려진 미국의 지원액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터키 정부는 60억 달러의 추가 지원이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의회 표결을 연기하겠다고 이번 주 초부터 말해왔다.

터키 정부의 입장은 이날 열린 내각회의에서도 재확인되었다. 내각회의 직후 집권 여당의 레셉 타입 에르도간 당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아무런 긍정적인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압둘라티프 세네르 터키 부총리도 "우리가 추구하는 합의의 토대가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며 "의회에 미군 병력의 배치를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할 지 여부에 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터키 경제장관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사진: 터키 항에 정박중인 미 군함>

***미, “동맹이란 이름으로 강도짓 하지 마라”**

가디언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기한 연장이나 2차 유엔결의문 채택여부가 아니라 바로 터키라고 지적했다. 터키가 미군에게 기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최대 8만명의 병력을 터키에 배치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 다른 공격루트를 마련해야 하고 이는 이라크 후방 공격이라는 미국의 계획을 대폭 수정케 하기 때문이다.

기지 사용료 명목으로 2백60억 달러를 무상지원이나 차관 형태로 제공한 미국은 군사작전에 대해 ‘흥정’하려는 듯한 터키의 행태에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 관리들은 “터키는 동맹이란 이름으로 강도짓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일부 관리들은 부시 미 행정부가 터키를 프랑스, 독일과 같이 깊은 외교적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미국은 터키가 끝까지 입장을 고수한다면 다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럼스펠드 장관은 “터키가 ‘No’라고 해도 다른 방법이 있다”고 말했고 플라이셔 대변인은 20일 "터키에서 (미군의) 기지 사용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방안(options)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지 사용료를 둘러싼 양국의 교착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지는 사실 두고 볼 일이다.
그동안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치경제적 지원에 크게 의존해 온 터키가 끝까지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미국도 전쟁의 조기 종결을 위해 이라크 북부 진공작전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가 결국에는 양보할 것이라고 예견한 파월 장관의 말이나, 20일 CNN-터키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내 타결될 것”이라는 바바칸 터키 경제장관의 말은 외교가의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미국의 전쟁계획을 어렵게 만드는 터키의 태도가 ‘흥정을 위한 몽니’인지 90%에 달하는 터키 내 반전여론을 수용한 것인지 터키가 취할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터키 여당 당수는 “미국의 우방이면서도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나라는 많다. 미국이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끊을 것으로 보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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