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제시한 경제ㆍ국내ㆍ안보정책 등에 대해 민주당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특히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보이던 기존의 자세를 바꿔 전쟁의 근거를 더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 부시의 강공 드라이브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 후 야당 측 대표연설자로 나온 게리 록 워싱턴 주지사는 “너무 많은 길이 제시됐고 우리나라(미국)는 잘못된 길로 인도되고 있다”며 부시의 연설을 강력 비판했다.
록 주지사는 우선 부시의 경제정책을 겨냥했다. 록 주지사는 미국의 각 주와 도시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있는 데 비해 부시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치안에서 소방, 의료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국가 서비스를 축소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며 “우리는 백악관이 미국 전지역과 국민 모두에 가해지는 어려운 문제를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보유자들의 배당액에 부과하는 세금 삭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시 대통령의 6천7백만 달러 감세안도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대안이 더 신속하고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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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정당성도 부족하다”**
한편 민주당 인사들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판의 초점을 ‘국제적 지지확보’와 ‘이라크 위협의 뚜렷한 근거 제시’쪽으로 맞추며 부시를 공격했다.
록 주지사는 또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취하기 전에 국제적 지지를 더 확보해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록 주지사는 "민주당은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해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군사적 조치도 유엔 안보리 내에서 수행돼야 하며 우리는 현재 동맹국이 필요하다. 미국은 혼자 서 있을 때보다 다른 나라와 같이 서 있을 때 더 강하다"고 말해 미국만의 독자적 군사행동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조 바이덴도 이라크를 무력으로 무장해제하겠다는 위협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비덴 의원은 "미국인과 세계는 부시 대통령의 결정이 무엇인지,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미군이 추가로 파병되기 전에 이라크의 위협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내야 한다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보다 알 카에다와 북한이 보유한 핵 능력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부시가 이라크의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와 정보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 불평 쏟아놔**
이날 국정연설을 전후로 하여 민주당 지도부급 인사들도 부시의 연설에 대한 불평을 쏟아놨다.
특히 대통령 후보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비판의 예봉을 더욱 치켜세우는 모습이었다.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의원은 “부시의 경제계획과 국가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고 연설을 폄하했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미국인들은 말로만 약속하고 실제로는 약속을 깨는 정치인들에게 피곤함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도 감세안을 공격하며 “대통령은 이해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적 반응은 국내외 정책을 막론하고 지난 몇주간 이어져 왔던 민주당 모습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소수당인 현실을 자각한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백악관과 보다 강력하게 맞서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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