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정치칼럼 및 독자토론 사이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 수록된 칼럼들이 '노무현과 서프라이즈 세상을 바꾼 드라마'(시대의 창 출간)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 책은 지난 대선을 9단계의 주요시기별로 정리했다. 김민석 전 의원의 탈당(10월 17일~10월 28일)을 비판한 에피소드1을 시작으로 에피소드2·3·4에서 후보단일화 논쟁(10월 31일~11월 24일) 후보단일화 과정에 대해서는 에피소드5(11월 25일~11월 26일)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후는 에피소드6·7·8(11월27일~12월18일) 마지막으로 노 후보가 당선한 12월19일에는 노 후보의 당선을 분석하며 에피스드9로 노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마무리 했다.
서프라이즈는 국민일보 홈페이지에 '노변정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던 국민일보 서영석 심의위원의 개인 칼럼들을 모아둔 사이트였다. 그러나 노 후보의 지지율이 10%대까지 추락하고, 김민석 의원의 탈당 등 노 후보가 위기에 처하게 되자, 10월 17일 변희재, 장신기, 공희준 등 9명의 논객들이 의기투합해 노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을 퍼부으며 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9명의 논객들의 칼럼은 온라인 편집회의를 거치지만, 논조에 대해서는 아무도 간섭을 하지 않는다. 필진들에게는 '박력의 정치 김동렬', '취미정치 변희재', '테크노정치 민경진' 등의 닉네임이 붙어 있을 정도로 각 필진의 칼럼마다 가볍지 않은 그들만의 개성이 넘쳐난다.
노 후보와 정몽준 의원간의 대결이 불꽃을 튀겼던 대선 전 후보경쟁에서 논객들은 노 후보에 대한 공세에 맞서기 위한 속보성 칼럼들을 신속하게 쏟아냈다. 민주당 후단협이 노 후보를 흔들 때는 후보단일화의 주자가 노무현 후보이어야 함을 역설했고, 이인제, 김민석, 정몽준 등에 대해 단호하게 '변절자'로 낙인을 찍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치열했던 대선 당시의 공방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노 후보 반대 세력이 자질론을 들고 나올 때, 서프라이즈 논객들은 오히려 이회창 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역공을 펼치는 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행정수도 이전론 공방과 지지후보 연예인 대결에서도 전선을 확실하게 긋고 이회창 후보에게 맞서는 논리들을 펼치며 때로는 강도 높은 비난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인터넷에 연재된 칼럼을 굳이 책으로 출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서영석 국민일보 심의위원은 "이 책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의 가장 치열했고 긴박했던 순간의 기록"이라며 "후일담이 말할 수 없는 당시 순간의 가감없는 기록은, 긴박했던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고 했다.
책을 출간한 '시대의 창' 김이수 편집주간은 "책은 나름대로 고유의 매체 파급력을 갖고 있고, 역사적 기록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출판기획 의도를 전했다.
앞으로의 서프라이즈 활동방향에 대해, 서 위원은 "노무현 당선자 개인을 단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와 개혁을 최우선 과제라 봤고, 변화와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최적임자가 노무현 후보라고 판단해 집중적으로 지지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는 노무현 당선자가 변화와 개혁을 제대로 이끌게끔 비판을 아끼지 않아 완성된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프라이즈 사이트의 운영을 맡고 있는 변희재씨는 "서프라이즈는 최소한 2004년 총선 때까지는 유지될 것"이라며 "사업자 등록과 함께 공식적으로 후원을 받을 예정이고 후원금은 더 많은 필진을 영입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프라이즈는 독자모임에도 매우 열성적이다. 독자모임의 수장을 맡고 있는 아이디 '산맥처럼'의 황동렬(회사원·38)씨는 "노사모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는 노무현 후보로부터 한결 자유로운 서프라이즈가 변화와 개혁을 이끄는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했다.
한편, "서프라이즈의 인기에 대해 냉철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귀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8일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한 독자는 "서프라이즈는 내부적 인기에 너무 흥분하지 않아야 한다"며 "노무현의 적극지지층이 모여 자신들의 생각을 칼럼을 통해 확인하고, 수많은 댓글을 통해 어딘가에 자신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희열을 느끼게 된 것일 뿐, 앞으로는 외부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배타적 공동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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