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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한국정부 한반도 문제 주도권 유지해야"

북한 핵문제 포럼: '남북ㆍ한미관계-4가지 시나리오와 대책'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국 차기정부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심을 빨리 잡아야 하며 남북간 교류 협력을 지속해야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주도권을 지킬 수 있다."

한국 차기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와 한미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를 점검해보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미래전략연구원(원장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이 10일 개최한 ‘새 정부의 개혁과제 토론회’에서는 차기정부의 북한 핵문제와 대북전략에 대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면 남한의 역할이 미국과 북한에 의해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왔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과 남한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를 위해 대화와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데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사진>

북한 핵문제와 관련 발표자들은 앞으로 펼쳐질 네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향후 한반도 위기상황을 점검했다. 발표자들이 내놓은 시나리오는 ▲전쟁발발을 포함한 최악의 상황(박선원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장기적인 교착과 긴장 상태의 지속(전재성 숙명여대 교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점진적인 개선(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획기적 개선(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북한 핵문제 시급한 대책, 남북대화 유지 필요"**

전문가들이 발표한 시나리오는 각기 달랐지만 정부가 핵문제에 대한 중심을 빨리 잡아야 한다는 데 있어서는 대동소이했다.

사회와 종합발표를 맡은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현 시점에서 네 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것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차기 정부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 시급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가 정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 이유는 12월분 중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결정 때문이다.

북한은 중유 공급 중단에 어떤 식으로 건 반응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자칫하다가는 제네바 기본합의의 파기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고 유지하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하다”며 “합의가 깨졌을 때는 10월 북한이 인정했다는 우라늄 농축계획보다 당장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발표한 박선원 연구위원은 “한반도 전쟁이 벌어져 북한이 패하면 북한 지역은 남한의 수복지역이 아닌 미국의 점령지역이 될 것”이라며 “경협을 포함한 대북 대화 단절은 긴장고조시 한국의 개입여지를 잃게 한다”고 경고했다.

전재성 교수는 장기적인 교착과 긴장 지속 시나리오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 향방과 한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기존의 남북관계가 유지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는 핵문제와 남북교류가 연결되어 남북간 협력이 역전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점진적인 개선을 가정한 서주석 연구위원의 논문에서는 "미국의 '우려사항' 중에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남북대화와 국제협조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당장의 문제 해결과 중장기적 문제해결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근식 연구위원은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획기적 개선 상황을 가정해 ‘DJ와 당선자와의 의견 조율’과 ‘DJ 정부 만료 전 실마리 마련’을 강조하며 “경협과 핵문제를 연계하려는 시도는 문제의 해결이 아닌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병행전략을 중심으로'란 주제의 종합발표에서 서동만 교수는 "획기적 개선 시나리오가 상정하는 순서에서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포기가 선행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대화를 통한 동시적 해결과 다름이 없다"며 "결국 북미 핵문제 타결의 성사 가능성은 양측의 신뢰형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경협"이냐 "정부 지원 보류도 가능하다" 논쟁**

대체로 의견일치를 보았던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반론은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시간에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선 남궁영 외국어대 교수는 “북한과의 무조건적인 교류는 한미간 대북정책 공조를 어긋나게 한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남북관계도 원만치 않았던 것이 과거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남궁 교수는 “민간 부문의 협력은 언제나 유지하되 정부간 경협은 보류나 중단도 할 수 있어야 한국이 북미간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선원 연세대 연구위원은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경제협력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하다”며 “북한의 정책 결정은 안개 속에 싸여있던 경우가 많았다”고 남궁 교수의 논리를 반박했다.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자주 발생할 때마다 정책변화를 꾀하면 오히려 북한정책에 따라다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도 “어느 경우에라도 남한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면 남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왔다”면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과 남한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를 위해 대화와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또 한반도 위기완화를 위해서는 대북관계도 중요하지만 중요 변수중 하나인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는고 지적했다.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치 않고 대북정책을 펴 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정부는 북한과의 대회노력과 더불어 미국과의 정책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에 대해서도 옵션을 갖고 대북정책에 임해야 할 것이라는 충고도 잇달았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허문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대중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화해협력정책이라는 큰 틀의 기조는 옳았지만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데 있어 야당 등 전 국민의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며 "차기정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먼저 국민통합을 실현하는데 가장 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의 이날 논쟁은 표심을 잡으려는 정치권의 싸움과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었다. 선별적인 협력을 주장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정부 부문의 협력에 한정됐고 민간부분 협력의 지속성과 필요성에 대해선 대체로 의견일치가 이뤄졌다. 차기 정부가 전문가들의 이러한 견해를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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