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 신채호 선생의 가치관을 읽을 수 있는 잠(箴) 형식의 글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단재문화예술제전 추진위원회(위원장 손홍열)는 20일 단재 신채호 선생이 자신의 가치관과 좌우명을 담아 56자의 운문으로 쓴 단재잠(丹齋箴)을 공개했다.
잠(箴)이란 자신이나 타인을 훈계하는 글의 한 문체로, 작성한 사람의 가치관이나 좌우명 등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단재학사에서 정리한 '1959년 4월 추도식 자료'에 포함된 내용으로, 단재연구가인 박정규 충청언론학회장이 충북 청원군 낭성면에서 찾아냈다.
박 교수는 "단재잠에 담긴 내용이 워낙 철학적이고 심오해 좀 더 연구가 진행돼야 정확한 뜻 풀이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단재의 가치관과 지표가 담긴 만큼 단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다음달 5일 충북 청원군 낭성면 단재기념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시회에 이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추진위가 공개한 단재잠의 번역본이다.
縱有萬古 시간(縱)으로 만고(萬古)가 있고
橫有八垓 공간(橫)으로 팔극(八極)이 있다.
突然中間 갑자기 그 가운데서
爾掉臂來 너 팔 휘두르며 왔도다.
拜檀爲祖 단군을 시조로 삼아 절하고
呼佛爲兄 부처를 형이라 부르며
鞭笞百魔 뭇 마귀 매질하고
騎虎閒行 호랑이 타고서 지름길로 가네
天降大椎 하늘이 큰 철퇴 내리시어
碎破地球 지구를 산산이 부숴 버리면
聖凡皆空 성인(聖)과 범인(凡), 모두 헛되어
塵飛六洲 그 먼지 온 세상에 나부끼리
惟丹不滅 오로지 붉은 열정만이 영원토록
光燭天衢 하늘의 바른 길을 환히 비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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