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파인 김윤식(경기 용인을) 이근진(경기 고양시 덕양구을) 원유철(경기 평택갑) 의원이 11일 한나라당 입당을 선언했다. 이로써 후보단일화 논의를 계기로 민주당을 탈당,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의원은 전용학 의원을 포함 4명으로 늘어났다.
김윤식, 이근진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의 한나라당행에 대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며 "전환기적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가 지혜와 명철로 국민을 편안하게 안심시키면서 정국안정과 책임정치를 할 수 있도록 지도자로서 소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원 의원도 오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의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단일화 돼도 내홍과 국정혼란만 가져올 것"이라며 "안정된 국가운영의 토대가 마련돼 있는 이 후보가 국정을 담당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친 이인제계로 분류돼 온 원 의원은 이 의원과의 사전 조율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많은 얘기를 나눴다" "나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해 입당과 관련한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원 의원은 '이인제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을 권유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분에게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고 '이 의원이 입당을 만류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세 의원의 입당으로 한나라당 의석은 1백45석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한나라당 입당이 거론됐던 강성구 의원(경기 오산시.화성군)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한나라당에 입당하지 않고 후단협이 추진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행은 경선불복 실체 드러낸 것"**
한편 민주당 노무현 후보측은 이와 관련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이때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은 애초 그들의 관심이 후보단일화나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이해에 근거한 비겁한 생존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비난했다.
선대위 홍성범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발표, 이 의원 등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그들이 주장했던 후보단일화는 단지 명분이었을뿐 실체는 명백한 경선불복과 이적행위였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홍 부대변인은 또 "이들의 입당은 결코 호재가 아님을 한나라당은 알게 될 것"이라며 "원칙없는 세불리기로 '누더기 정당'으로 나가고 있는 한나라당을 국민이 나서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ㆍ박상천 등 중진 거취 주목**
한편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탈당설이 돌고 있는 이인제 의원과 박상천, 이협 최고위원 등 반노 성향 중진 의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추진을 명분으로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등 이들의 탈당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후보가 이날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마저 수용하겠다고 나서 이협, 박상천, 정균환 등 반노진영 중진들로 분류됐던 의원들은 당분간 탈당 명분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후단협 이희규 의원은 노 후보의 후보단일화 방안 제시에 대해 "호남 중진의원들의 탈당이 임박하자 탈당 명분을 뺏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협 최고위원은 "단일화가 잘되기를 늘 바라지만 단일화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주까지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안을 제시했던 박상천 최고위원은 "일단 단일화 협상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측근은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두 후보중 한 사람을 지지할 수는 있는 것"이라면서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해 정 후보 지지를 위한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비해 이인제 의원의 탈당은 후보단일화와는 상관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의원은 다른 호남 중진에 비해 선택이 자유로울 것"이라며 "경선 때부터 노 후보와는 이념.정체성의 차별성을 강조해왔고 함께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비교적 명확히 밝혀온 만큼 단일화 명분과 관계없이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추진쪽으로 생각을 굳힌 이 의원은 이번 주말쯤 탈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후단협측이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꼽고 있는 정균환 총무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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