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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내 사과(?)를 받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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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내 사과(?)를 받아줘”

학교폭력대책협의회, 24일 ‘애플데이’ 선포

발렌타인데이(2월 14일)부터 빼빼로데이(11월 11일)까지 10대들이 1년 동안 챙기는 기념일은 무수히 많다. 올해엔 10대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기념일이 하나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사과(沙果)로 사과(謝過)하는 10월 24일 '애플데이'다.

학교폭력퇴치운동을 펼치고 있는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공동대표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 외 5명)는 24일을 ‘애플데이’(Apple Day)로 지정하고 친구, 가족, 사제 간에 쌓여온 오해와 미움을 씻어내는 날로 만들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24일은 둘(2)이 사(4)과 하는 애플데이”**

“친구야,그동안 정말 미안했어. 매일 욕하고 때리고…. 정말 사과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못했어. 이렇게 사과할 게. 나한테 화 풀었으면 좋겠어. 그럼 안녕” (중학생 윤모양이 김모양에게).

“오늘 내가 컴퓨터 한다구 막 때렸지? 정말 미안...^^ 내가 대신 이렇게 사과한다. 그래두 너는 날 용서해 줄 거라고 믿어. 미안해~!”(초등학생 김모양이 친구 오모군에게)

“있잖아, 넌 나한테 잘해주는데, 난 쌀쌀맞게 굴고 좀만 잘못해도 뭐라 그러고... 정말 미안해. 이제부턴 나 너한테 잘해줄 거야! 내 사과 받아 줄꺼지?”(김모양이 친구 홍모양에게)

“너랑 다시는 못 친해지는 줄 알았어. 몇년전 너에게 화를 내서 그런지 날 피해다녔잖아. 미안해. 그때 네가 부순 내 물건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주신 것이었기 때문이었어. 정말 고의는 아니었어. 앞으로 다시 친하게 지내자” (중3년 원모군이 친구 박모군에게)

애플데이를 맞아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홈페이지(www.appleday.net)를 통해 접수된 사과편지들이다. 홈페이지에는 친구들과 싸워 화해를 청하는 사연 이외에도 부모님, 선생님, 연인, 부부 간에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메시지가 1천여개 올라와 있다.

24일이 애플데이로 이름붙여진 것은 영어 애플의 뜻이 사과(沙果)로 사과(謝過)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또 애플데이는 “둘(2)이 사(4)과하는 의미에서 24일로 지정”됐다.

발렌타인데이 때 초코렛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듯 애플데이엔 화해와 용서의 징표로 사과를 주고받자는 것이다.

협의회는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사과편지를 선착순 1천24명에 한해 사과와 함께 당사자에게 전달해줄 계획이다. 또 우수사연으로 선정된 학생에게 24일 사과 1박스를 소속 학급으로 보내주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학교폭력특별법 제정 등 대책 마련 시급**

협의회가 이처럼 애플데이를 지정하는 등 학교폭력 추방캠페인에 적극 나선 것은 학교폭력이 이미 오래 전부터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매년 1만5천여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는데 이중 상당수가 폭력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을 예방하거나 피해 학생들을 치유할만한 제도적 장치는 전무하다.

특히 교육ㆍ시민단체에서 지난 2001년 9월부터 요구해왔던 학교폭력에 관한 특별법(가칭)은 아직도 제정되지 않았다. 학교폭력특별법 제정은 김대중 대통령 대선 100대 공약 중 하나였으며 한완상 교육부총리가 내건 첫 번째 해결과제이기도 했다.

협의회 신승갑 사무총장은 “교육부가 학교 폭력 근절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게 법 제정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며 “교육부 내에 학교폭력에 대한 전담부서나 전담직원이 한명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현재 민주당 임종석 의원발의로 국회에 계류 중이나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 통과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이 밖에 학교폭력 피해 및 가해청소년에 대한 정신과치료시스템 구축, 학교폭력 예방교육 의무화 등 활동도 벌이고 있다. 신 총장은 “이런 사회적 안전망 없이는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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