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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삼성, 노조 간부 부인 병원까지 동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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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삼성, 노조 간부 부인 병원까지 동행 논란

"병원 진단서도 무시하고 출근 강요"…삼성 "직원 건강 중요하니까"

삼성에버랜드가 수술 후 재활 치료를 위해 병가를 요청한 노동조합 조합원에게 출근을 강제하고, 육아 중인 노조 조합원의 퇴근 시간을 돌연 자정으로 조정해 노조 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조합원 모두 노조 간부의 부인이다.

31일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무릎뼈 골절 등으로 지난해 11월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은 후 재활 치료를 하고 있는 연미연(33) 씨에게 지난주, 병가 만료를 통보했다.

연 씨는 "인사 책임자가 '병가를 연장하고 싶으면 진단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었다"며 "그러나 막상 '장시간 서 있기 어려워 재활을 위한 요양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하자, 말을 바꾸고 무작정 복직원 작성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가 25일 발행한 연 씨의 진단서를 보면, 담당 의사는 "우측 무릎뼈의 골절에 의하여 무릎 통증(이) 있어 장시간 서 있기 어려움. 이에 대하여 근력 강화 및 관절 운동 범위 증진 운동을 하기 위해 약 3개월간의 요양(이) 필요함"이라고 적었다.

연 씨는 에버랜드 매표소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하루 7시간가량 대체로 서서 일해왔다.

에버랜드 인사 담당자는 연 씨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31일 오후 아주대학교를 방문, 연 씨와 함께 담당 의사를 만나기까지 했다.

에버랜드 측은 "직원 건강이 중요하니까,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를 의사에게 같이 가서 물어보려는 차원"이라며 "진단서에 '근무가 어렵다'고 의사가 쓰지 않은 만큼, 현재 진단서만으로는 연 씨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동행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지회 조장희 부지회장은 "멀쩡히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믿지 못하고 의사까지 직접 만나겠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에버랜드 홈페이지 갈무리

"진단서까지 냈는데"…에버랜드 "믿을 수 없다"

노조 회계감사의 부인이자 에버랜드 내 식당에서 일하는 오민정(34) 씨는 지난주,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일하는 새 근무 시간표를 통보받았다. 오 씨에겐 9세, 6세짜리 두 아이가 있다.

오 씨는 "이전까지는 아이가 있는 직원들은 점장과 의논해 근무 시간을 짜는 등 배려가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우리 매장(식당)에서만 육아 배려가 사라지고, 나에게는 8월 1일부터 '3시부터 자정까지 일하라'는 일정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오 씨는 "신랑이 하는 노조 일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며 노조원에게만 부당한 일이 생긴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았다"며 "이건 육아와 일 중 하나는 포기하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조 부지회장은 "거의 같은 시기에 노조 간부 부인 두 명에게 동시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이들을 압박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며 "아픈 사람이 진단서를 바탕으로 병가를 신청하고, 아이를 키우는 직원이 육아가 가능한 근무 시간을 요청하는 것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에버랜드 측은 "성수기에 모든 직원이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육아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직원에게만 원하는 근무 시간을 줄 수는 없다"며 "공교롭게도 노조 간부 두 명과 동시에 갈등이 생겼지만, 노조를 탄압하겠단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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