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이자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인 조순형 의원이 2일 "낡은 정치세력 완전 교체 및 민주당 전면 개혁 "을 주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후보단일화론 무력화, 개혁적 재창당 모색**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낡고 부패한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으며, 낡은 정치구조와 문화, 구태정치에 찌든 정치세력들로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며 "도덕적 정당성과 실천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주체들이 세력적으로 결집하고 국민과 연대해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또 "기득권에 연연해선 안되며 낡은 과거와 과감하게 결별하는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없다"며 "무원칙한 정치적 거래는 수명을 다한 낡은 정치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것"이라며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당내 반노·비노파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조 위원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선대위 공식 출범 후 '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노풍' 재점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노 후보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대교체와 정치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10%대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당 내부적으로도 노무현 컬러를 앞세운 선대위 중심체제로 당을 장악해 가겠다는 노 후보측의 의지표명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개혁' 노선을 무기로 후보단일화론을 무기력화시키고, 외부 개혁세력을 수혈해 재창당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당내 반노·비노파 의원들 뿐 아니라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화갑 대표 역시 '개혁신당'으로의 재창당을 꾀하고 있는 노 후보측에 반대하는 입장이라 갈등이 예상된다.
***"전당원 투표제 도입 등 민주당 전면 개혁"**
조 위원장은 또 "이번 대선에서부터 정치개혁을 실현하겠다"며 "무엇보다 돈 안드는 선거, 투명한 선거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를 위해 ▲대선 선거비용 한도 준수 ▲대선자금의 모금 및 집행내역 사후보고 등 전과정에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 참여 통한 투명성 확보 ▲1백만명 1만원 후원금 모금 ▲대선자금 사용내역 인터넷 매일 공개 등을 약속했다.
조 위원장은 또 "민주당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겠다"며 "당을 100% 당비를 내는 진성(眞性) 당원의 정당으로 바꾸고,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인터넷을 활용한 '전당원 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몇몇 외부 명망인사를 영입하는 차원의 당 쇄신을 넘어 당원부터 근본적으로 바꾸는 재창당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조 위원장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자민련을 '유신잔당'이라 칭하며 "무원칙한 통합 반대"를 주장하는 노 후보의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노 후보는 지난달 30일 '희망 2002 부산 개혁연대' 강연회에서 "지역으로 나뉜 정치가 바뀌어야 하며 우리 정치판의 절반 이상을 다 헐어서 밖으로 드러내고, 절반 이상을 물갈이해 완전히 줄을 흐트러 헤쳐 버리고 새로 판을 짜야 한다"며 "그게 힘드니 나부터라도 개혁적이고 지조 있고 원칙을 지켜온 정치인들과 함께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정당구조 개혁 의지 표명은 노 후보가 통합 의사를 강력하게 밝힌 '개혁적 국민정당'(가칭)에서 통합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화갑 "색깔 달라지는 외연 확대 반대"**
노 후보측이 이런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내에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반노·비노파 뿐 아니라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한 한화갑 대표 등 중도파 의원들 역시 이와 전혀 다른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1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당의 주도세력은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리더십을 결정하는 것이지 후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 후보측의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 대표는 또 "우리가 중도정당인데 외연을 넓히는 것은 좋지만 색깔이 달라지는 외연확대는 용납이 안 될 것"이라며 '개혁적 국민정당'과의 통합에도 반대의 뜻을 시사했다.
또 DJP연대를 이룬 장본인이며 한 대표와 함께 '민주당 적통'임을 자임하고 있는 한광옥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지금도 개혁정당"이라며 노 후보의 개혁신당에 반대입장이다.
따라서 이날 조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화된 노 후보측의 당 개혁 추진에 대해 후보단일화 추진파 등 당내 반대세력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다음은 이날 조 위원장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국민과 더불어 새로운 정치주도세력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치개혁을 더 이상 방치한다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넘어
국민통합과 국운상승의 통일시대,
세계의 新중심 대한민국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낡고 부패한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권력형 부정부패,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불감증은
'국민적 불신'과 '국가적 리더십의 위기'를 불러 왔습니다.
낡은 정치구조와 정치문화, 구태정치에 찌든 정치세력들로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없음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낡은 정치'는 역사적 수명을 다했습니다**
이젠 정치의 주도세력이 바뀌어야 합니다.
도덕적 정당성과 실천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주체들이
세력적으로 결집하고 국민과 연대하여,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완전히 교체해야 합니다.
기득권에 연연해서는 안됩니다.
낡은 과거와 과감하게 결별하는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무원칙한 정치적 거래는
수명을 다한 낡은 정치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것입니다.
이젠 뒤돌아보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 새로운 정치주도세력을 만들기 위해
정치개혁의 실천에 매진할 때입니다.
***정치개혁추진위원회가 앞장서서 나가겠습니다.**
우선, 이번 대선에서부터 정치개혁을 실천하고 주도하겠습니다.
지역과 계층, 세대를 뛰어 넘는 국민대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고
자발적 자원봉사운동을 일으켜
구태의연한 조직선거, 동원선거, 금권선거를 거부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돈 안드는 선거, 투명한 선거를 실천하겠습니다.
대선 선거비용 한도를 준수하겠습니다.
대선 자금의 모금, 집행, 사후보고 등 전 과정에 걸쳐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의 참여를 통하여 투명성을 확보하겠습니다.
100만명 1만원 후원금 모금운동 등 깨끗한 정치자금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대선자금 사용내역을 인터넷에 매일 공개하는 등 투명한 회계관리를 실천하겠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겠습니다.
획기적인 정당구조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국민경선의 정신을 되살려 더 많은 국민에게 당을 개방하고,
국민참여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정치혁명을 이루어 내겠습니다.
이를 위해 당을 100% 당비를 내는 진성(眞性)당원의 정당으로 바꾸고,
당의 주요의사결정에 인터넷을 활용한 "全당원투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우리는 반부패, 국민통합, 국민참여 정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 모든 국민과 함께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작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정치개혁의 큰 물결을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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