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19일 유시민씨 등이 주도하는 '개혁적 국민정당(가칭)'과 통합하는 방식을 통해 개혁성향의 정당으로 재창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절차를 거쳐 노무현 후보와 재야출신의 개혁세력이 합쳐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이념적 성향이 다른 정몽준 신당과의 선거막판 통합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해질 것으로 정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노무현, "10월 중순후 통합추진하겠다"**
전날 선대위를 출범시킨 노무현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치가 미래로 가는 방향으로 외연확대를 할 것이며 새 정치세력과의 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유시민씨의 개혁적 국민정당은 훌륭한 통합대상으로 그들이 창당을 마치면 당당히 협상의 과정을 거쳐 통합할 것을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혁적 국민정당의 유시민 기획위원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개혁적 국민정당의 이번 대선에서의 첫 번째 과제가 민주개혁세력의 대단결로 새로운 개혁정부를 세운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노 후보의 제안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의 통합문제에 대해 유 위원은 "구체적인 통합 결정은 당원들의 총의를 물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개혁적 국민정당은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지향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현재의 구조와 문화를 다 버릴 수 있느냐는 예의주시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유 위원에 따르면 개혁적 국민정당은 오는 10월 중순께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갖고 공식 창당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개혁적 국민정당과의 통합논의는 그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풍', 다시 불 것인가**
노 후보가 개혁적 국민정당과의 통합을 선언한 것은 지금 당내 비노ㆍ반노진영이 정몽준 의원을 대안으로 내세우며 주장해온 '통합신당' 추진 요구와는 정면대립하는 발언이다. 이는 또한 노 후보가 지난 18일 친노 성향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돌파형' 선대위를 구성하고 당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결국 노 후보는 지난 3~4월 노풍이 불 당시의 최대 강점이던 '개혁성'을 다시 앞세워 연말대선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건다는 전략아래, 이에 걸맞는 세력을 모아 대선에 임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이종걸 임종석 의원과, 이인영 우상호 허인회 지구당 위원장 등 민주당 수도권 지역 386세대 원내외 위원장들이 18일 노 후보에 대한 지지ㆍ지원 의사를 밝힌 것도 이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이 노무현 후보와 재야세력이 결합할 경우 개혁신당의 성격이 분명해진 점은 득표요인이나, 이들이 지난번 3홍 비리때 이 문제에 대해 침묵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확실한 '탈DJ 성격'을 띠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과연 기대한 만큼의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노무현-정몽준 연말 대타협 가능성 희박해져**
노무현 후보의 개혁세력과의 합당 발언후 반노-비노파 등의 세규합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민주당 분당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그간 통합신당 및 후보단일화를 주장해왔던 김원길 박상규 의원 등 '탈당불사파', 최명헌 박양수 의원 등 '구당서명파', 송석찬 의원 등 반노파 의원들은 제세력간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4일 전체모임을 갖고 독자협의기구인 '정권재창출을 위한 협의회'(가칭) 발족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몽준 의원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노무현 후보가 개혁세력과의 통합을 선언한 것은 정 의원과의 통합 가능성을 원천봉쇄한 것으로 판단, 금명간 정 의원과 협상을 통해 정몽준 신당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민주당 양진영의 결별 움직임을 볼 때 추석후 민주당 분당은 불가피하며, 그 결과 노무현-정몽준 후보간의 연말 대타협 가능성도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게 정가의 지배적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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