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박상규 등 민주당 비노파의 일부 의원들이 내주초쯤 집단 탈당해 독자 정당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정몽준 의원 영입을 통한 당내 경선을 주장해온 그룹들이어서, 탈당후 정몽준 의원과 함께 신당을 만드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0~40명의 현역의원이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민주당이 '노무현 신당'으로 방향이 잡히는 오는 16일부터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뒤 행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친노·반노·호남출신·동교동계 배제"**
민주당 신당추진위원이면서 사무총장을 지낸 비노파의 박상규 의원은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중심의 신당 창당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당 밖에서 교섭단체를 만들어야 외부인사 영입이 가능해지고 이후에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도 모색할 수 있다"며 집단탈당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리에 밝혔다.
이들 비노파 중진의원은 주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한다. 규합대상에 친노파, 반노파, 호남 출신, 동교동계 등은 배제한다는 게 이들의 방침이다.
이들은 그동안 오는 17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정몽준 의원를 비롯해 이한동 의원, 자민련 등과도 물밑 교섭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신당의 성격이 탈DJ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호남 출신과 동교동계 의원들을 배제했으며, 국민경선 과정에 국민적 이미지가 나빠진 이인제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반노파도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신당추진위 논의 과정에 정몽준 의원 영입을 강력히 주장해온 세력들로, 탈당시 정몽준 의원과 손잡고 내달 중순께 신당을 창당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몽준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주 "신당 창당시 원내교섭단체(의원 20명이상)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정 의원과 이들 비노파와 사이에 이미 상당 수준의 논의가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탈당 의원 숫자 얼마나 될까가 관건**
만약 이들이 실제로 집단 탈당해 '정몽준 신당'으로 입당할 경우 민주당과 노 후보의 입지는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비노파가 빠져나가더라도 민주당에는 친노파 외에도 노무현 후보에게 적대적인 이인제 의원의 반노파와, 국민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동교동계가 남게 돼 당 내분이 계속되고 '노무현 후보의 선명성'제고에도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비노파가 과연 어느 정도의 탈당세력을 규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은 현재 20~40명의 탈당 의원 규합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과 접촉한 일부 수도권 의원들이 "아이디어 차원의 얘기일 뿐, 탈당이 가능하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태 의원은 "지금 당내에 좌절감이 커서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지금은 선대위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도파 성향의 김영환 의원도 "지금은 뜻을 모아 단합할 때이며 탈당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후보측도 이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크게 긴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측은 추석을 전후해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 당내 동요를 조기에 수습한다는 방침이다.
노 후보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13일 아침 한화갑 대표와의 정례 조찬회동에서 한 대표에게 이달말께 구성예정인 선거대책위원회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한 대표가 이를 고사함에 따라 적잖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당내 분란을 조기수습한다는 노 후보의 구상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앞으로 상당 기간 탈당파 및 반노파 등과의 갈등으로 상당 기간 어지러울 것 같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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