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12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던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서울강남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항의해 노동계가 대정부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또한 농성중이던 노조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성당 안에까지 진입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카톨릭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으며, 연행중 성추행이 있었고, 경찰에서 알몸수색도 자행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여성계 등 시민단체도 규탄성명을 발표하는 등 파문이 확대될 조짐이다.
***민주노총 "대정부 총파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
민주노총은 12일 오전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강경 탄압이 지속된다면 이번 투쟁을 주5일 근무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및 공무원 노동3권 쟁취 투쟁 등과 연계하고 모든 조직력을 동원, 대정부 총파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2일부터 도심집회와 거리시위를 벌이고 13일에는 2개 병원 진입 투쟁을 전개하며, 14일에는 서울 종묘공원에서 충청 이북지역 조합원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국 1백50개 병원 노조 간부들에게 상경 투쟁 지침을 내려 도심집회 등 가두투쟁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또 오는 25-27일과 다음달 16일로 예정됐던 산하 병원 노조의 연대 파업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도 11일 성명을 발표해 “공권력 투입은 노조를 말살하려는 폭거”라며 “민주노총과 연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여성민우회 등 시민단체들도 이날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노동계를 지지하고 나섰다.
가톨릭중앙의료원과 경희의료원은 지난 5월 23일부터 '사학연금 회사 쪽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며 112일째 파업을 진행 중이었다. 노조와 병원 측은 그동안 협상을 통해 임금 등 임단협 사항은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주동자 해고 등 파업으로 파생된 문제들을 놓고 팽팽히 맞서 있었다.
경찰력이 투입된 두 병원 외에 제주 한라병원, 제천 정신병원, 목포 가톨릭 병원, 부산 고신의료원 등 4개 병원도 현재 장기 파업 중이다.
***"성추행, 알몸수색 있었다"**
한편 경찰의 노조원 연행과정에서 성추행, 알몸수색 등 인권침해 사례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이선화 위원장은 11일 “경찰이 강남 성모병원에서 여성 노조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노조원에게 앉으라고 협박하면서 가슴을 만졌다”며 “또 아침에 출근하면서 농성장에 결합하려는 여성조합원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경찰이 한 조합원의 바지를 벗겨 허벅지가 드러나게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현장에 있던 노조간부를 통해 이같은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연행과정에서 경찰의 성추행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한다”면서 “조합원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뒤로 수갑을 채우는 비상식적인 사건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여성조합원은 여경이 연행했다”면서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경찰이 병원파업 현장에서 연행한 여성조합원을 알몸 수색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1일 연행된 경희의료원 조합원 17명과 학생 6명 등 모두 23명이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연행된 경희의료원 노조 조합원에 따르면 "11일 밤 여성조합원을 유치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경찰이 윗옷을 벗고 안에 있는 속옷을 모두 벗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연행된 23명 가운데 일부는 경찰의 알몸수색을 거부하며 경찰서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알몸수색 여부에 대해 노원경찰서측은 “수색하는 과정을 두고 뭔가 와전된 것이지 알몸 수색은 절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성당으로 피신한 조합원들까지 연행, 카톨릭 비난 여론 고조**
경찰은 11일 새벽 6시 병력을 전격 투입 강남성모병원 3백26명, 경희의료원 1백65명 등 모두 4백91명의 농성 조합원과 학생을 연행했으며 체포영장이 발부된 19명 중 여의도 성모병원 김영숙 지부장, 의정부 성모병원 박기우 지부장 등 노조간부 5명을 검거했다. 또 경희의료원에 있었던 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 등 민주노총 간부들도 함께 연행됐다.
연행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반발로 경찰과의 몸싸움이 발생해 경희의료원의 경우 5명이 실신을 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노조원들과 함께 있던 학생들의 경우 경찰의 집단구타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경희대 임영준(26)씨는 경찰의 구타로 코뼈가 내려앉고 광대뼈가 함몰돼기도 했다.
또 강남성모병원의 경우 의정부 성모병원 박기우 지부장 등 23명이 병원내 성당으로 피신, 끝까지 저항했지만 모두 현행범을 체포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보이며 성당 안으로 들어왔고 노조원들은 성당내 십자가에 매달려 “가톨릭은 반성하라”며 저항하다 끌려나왔다.
성당 안까지 경찰이 투입된 것은 김승남 원장 등 병원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어서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 대한 비난이 가톨릭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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