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이 신당 창당 일자를 못박았다. 10월 중순이다. 오는 17일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한달 내에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내달 중순께 신당을 창당할 생각"이라며 "대선 준비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중앙당·당권·대변인도 없는 원내중심 정당"**
정 의원이 지향하는 신당은 원내중심 정당이다.
이날도 정 의원은 "중앙당을 사실상 폐지하고 원내정당 중심으로 운영, 당권이라는 개념을 없애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 대변인제도 없애고, 원내총무나 정책위의장이 직접 자신의 말을 하면 된다"고 말해 기존 정당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 의원은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의원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며 현재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세규합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 또 "신당에 동참하겠다는 의원들도 있지만 시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세규합에 일정 정도 진전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고보조금 의원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것도 한 방법"**
그런데 여기서 의미심장한 한 마디가 덧붙여졌다.
"국고보조금을 의원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말이다.
중앙당이 없는 원내중심 정당의 운영방식을 설명하면서, 그 방법론의 하나로 거론한 이야기다.
현재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중앙당 경비, 선거비용, 지구당 지원 등에 사용된다. 이중 의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국고보조금을 전액 의원들에게 직접 나눠준다면, 도대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원내교섭단체 되면 의원 1인당 연내 3억6천5백만원 받아**
국고보조금은 총 유권자수에 8백원을 곱한 금액을 매년 각 정당에 지급하는데, 선거가 있는 해에는 각 선거당 유권자수에 8백원을 곱한 금액을 추가로 지급한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방선거,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 배정된 국고보조금은 총 1천1백38억4천10만원이다. 이중 7백36억6천만원이 이미 지급돼 앞으로 지급될 금액은 4백1억8천10만원이다.
정치자금법 제18조에 따라 국고보조금은 의원수 20명 이상의 원내교섭단체에 우선적으로 지급된다. 전체 국고보조금의 50%가 각 원내교섭단체에 동일하게 나눠지는 것이다.
또 의석수가 5석 이상 20석 미만인 정당에 전체 국고보조금의 5%,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인 정당 중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나 전국 단위의 지방선거 등에 참여한 정당 중 2% 이상의 득표를 확보한 정당에 전체 국고보조금의 2%가 지급된다.
이런 기본비율을 제외한 잔여분 중 절반은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에 그 의석수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최종 잔여분은 최근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서 득표한 정당의 득표수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이런 계산법에 따라 '정몽준 신당'이 원내교섭단체로 창당된다면 우선 전체 50%의 3분의 1인 16.7%에 의석수에 따른 배당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전체의 18.2%가 지급된다.
올해 남은 국고보조금 4백여억원 중 73억1천2백76만원이 '정몽준 신당'에 돌아간다는 얘기다. 의원이 정확히 20명이라면 의원 1인당 3억6천5백63만원 씩이다.
정 의원은 또 "선거 때마다 만들고 없어지는 정당이 아니라 최소한 몇십년은 지속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의원 개개인에게 나눠준다면...
어쩌면 정 의원의 이같은 구상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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