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촌 환경정상회담 행사장 앞에 <쓰레기들>이란 걸개그림을 내걸었던 화가이자 환경운동가 최병수씨가 26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리우+10’에 참가해 현장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 각 대륙이 가라앉거나 부유하는 모습을 표현한 ‘떠도는 대륙'. 지구를 상징하는 커다란 물웅덩이에 둥둥 떠나니는 여섯 대륙을 띄워 이를 형상화할 것이다.
또 함께 전시할 걸개그림 ‘리우+10’은 칵테일 잔에 장식으로 꽂힌 지구가 녹아내리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세계 정상들이 칵테일을 즐기는 시간에도 계속 지구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씨는 87년 연세대생 이한열씨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한열이를 살려내라>라는 대형 걸개그림으로 그려 널리 알려진 화가다. 그가 92년에 환경정상회담 행사장에 내걸었던 <쓰레기들>은 당시 타임지에 실릴 정도로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97년 일본 교토 제3차 환경회의에선 얼음으로 조각된 펭귄이 녹아내리는 모습을 통해 지구온난화로 남극 생물들이 살 곳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펭귄이 녹아내리고 있다>라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씨는 88년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경문제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기 시작해 90년대 중반 이후 해마다 ‘지구의 날’이면 가장 바쁜 작가가 됐다.
최씨는 자신의 작업장을 전북 부안으로 옮길 만큼 ‘새만금 갯벌지키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또 최근엔 북한산 관통 도로를 저지하기 위한 농성을 벌이다가 용역 깡패들에게 구타당하기도 했다.
최씨의 동료 허철희씨는 “최씨는 환경 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어디든지 마다 않고 달려가 자신의 작업장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10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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