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양상을 보이던 노-한 관계가 봉합됐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한화갑 대표는 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신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노 후보와 한 대표는 이날 당의 단결과 재건에 관해 이견이 없었음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이를 위해 계속 협력키로 하면서 8.8 재보선이 종료될 때까지 신당론이나 개헌론 등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의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또 두 사람이 재보선 이전에나 이후에도 당 안팎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와 한 대표는 이날 조찬 회동을 통해 ▲신당 및 개헌론 논의 중단 ▲당의 단결과 재건을 위한 협력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초당적 지원 등 3개항의 공동 발표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북.미, 북.일 관계 복원을 환영하고 큰 진전을 기대하며 오는 2-4일의 남북장관급회담 실무접촉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회복 국면에 들어가는 것을 주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 “아울러 그동안 남북간에 합의됐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문제들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는 실천적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정치권은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해 남북관계가 모든 방면에서 내실있게 진전되도록 초당적으로 지원하고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보선까지 일주일 간의 일시 봉합**
이날 조찬 회동을 계기로 한 대표가 ‘백지 신당론’을 언급한 이후 불거졌던 두 사람간의 갈등이 일단락 됐으며 당내 신당론을 둘러싼 파문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신당에 대한 이견을 조율한 것이라기보다는 미봉 수준에 그친 것이라고 보여진다.
기존 민주당의 기득권을 전면 포기하고 '반창(反昌)연합'적 신당 창당을 추진하려는 한 대표와 민주당 틀 위에서 후보를 강화하는 차원의 개혁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노 후보간의 구상은 전혀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노-한 갈등 봉합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임박한 재보선, 장상 총리 인준 부결로 인한 당내외 충격 해소 등 당면 현안들을 앞두고 또 다시 서로 다른 신당설로 내분양상을 드러낼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을 두 사람 모두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민주당의 신당 논란은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재보선까지 불과 일주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분출한 계파간 시각 차이가 극명해진 이상, 재보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민주당은 곧바로 신당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아니 남은 일주일 기간도 각 계파별 세불리기 기간이 될 전망이다.
노 후보 지원세력의 성격을 갖는 가칭 '민주개혁연대'의 준비위원인 이호웅 의원은 1일 "현재까지 45명의 의원이 가입에 동의했으며 앞으로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제 의원도 계파 의원들과 연일 오찬·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이날 노-한 회동을 계기로 민주당은 '지상전'에서 일주일간의 '지하전'으로 전환했을 뿐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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