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삶이 희망인 나이 열다섯,
해본 것이 없기에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두 소녀는 열다섯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죽은 자는 있으나 죽인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49일이 지나 소녀들의 다음 세상에서의 인연이 결정될 때이건만
그들의 죽음의 진실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보상금 얼마와 사과 몇 마디로 소녀들의 죽음을 흥정하자고 합니다.
자신들의 죄를 자신들의 심판하겠다고 합니다.
미국은 소녀들의 죽음에 대해 진정으로 사죄한다면 살인자들에 대한 처벌의 권한을 한국 정부에 이양해야 합니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주권국가로 여긴다면 부시 미대통령은 한국민 전체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가는 길 만큼은 외롭지 않도록 우리 국민들이 배웅해 줍시다."(31일자 신문광고문에서)
***오늘 저녁 전국에서 추모제 개최**
지난 6월13일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고 신효순ㆍ심미선양의 49재를 맞아 추모행사와 주한 미군 규탄집회가 31일 오후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날 오후 6시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가 개최하는 추모제가 열려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 것이 예상된다. 서울시청앞 추모제는 추모 공연, 청소년 대표의 추모 편지 낭독, 부시 미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낭독, 촛불 행진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범대위는 이날 추모제에 차량들의 경적 시위, 교회. 성당. 사찰에서의 추모 타종, 조기 게양, 검은 리본 및 검은 넥타이 착용 등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범대위는 또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오후 9시 미 대사관 및 백악관 사이트에서의 사이버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사고 현장인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2리 주민 등 3백여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마을회관과 사고현장에서 추모제를 개최했다.
수원불교연합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수원 남문 중앙극장 앞 공터에서 헌화와 살풀이 등 49재 추모행사를 열고 촛불행진을 할 예정이다.
'여중생 사건 대구ㆍ경북 연석회의'도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구 백화점 앞에서 추모제를 개최하고 미군기지인 캠프 워커까지 행진을 벌인다.
***전국 각지서 추모제와 규탄 집회 잇따라**
고 신효순ㆍ심미선양 49재 추모제와 함께 미군 규탄 집회도 잇따라 열린다.
범대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의정부 미2사단 정문 앞에서 주한 미군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으며 반미여성회 대구ㆍ경북지부 소속 회원들도 이날 오후 5시부터 동대구역 광장에 모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거리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추모제와 집회가 열리는 행사장과 미군기지 주변에 경찰병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추모제에서 낭독될 부시 미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다.
***부시는 미군장갑차 두 여중생 살인에 대해 한국민 앞에 공개 사죄하라**
피어보지도 못한 14살 어린 대한민국 여중생 두명이 대낮에 통학로에서 무시무시한 미군장갑차에 참혹하게 깔려 형체도 없이 짓이겨져 죽은지 50여일이 지나고 있다. 50여일이 지나도록 아무도 여중생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는 없었다.
한국 법무부에서 주한미군 주둔 역사상 처음으로 7월 10일에 정식으로 미군에 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했건만 살인사건으로 고소된 피고소인중 1명이 이미 그전에 한국을 떠난 상태였고 미2사단장도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영예로운 이임식과 함께 한국을 떠났다. 아직도 살인미군들은 그 어떤 구속 처벌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미국에서도 살인자들이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지를 부시 미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묻는다.
미군당국이 말하는 것처럼 공무수행중이면 살인도 용인되는 것인가? 그것은 점령군의 피식민지 국민의 생명에 대한 극도의 무시와 멸시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과연 한국을 우방이라고 떠들어대는 미국의 한국민의 인권에 대한 진정한 태도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에 대한 태도인지 부시미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묻는다.
또한 재판관할권 이양 요구에 대해 미군당국은 아무런 대답도 없다. 최대한 시간 끌기 작전을 벌이면서 한국민의 분노의 열기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며 기회를 노리고 있고 심지어 7월22일에는 한국국방부를 방패막이로 삼아 공무수행 중이었으므로 재판권이양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한국민의 반응을 슬쩍 떠보는 간교한 술책까지 부렸다. 그러나 그런 어리석은 수작을 중지할 것을 경고한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민의 분노는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질 것이며 이번 국방부 망언 사건처럼 어설픈 술책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분노로 화답한다는 것을 부시미대통령과 주한미군당국은 똑똑히 인식해야할 것이다.
이제 미국은 두 아이의 참혹한 죽음 앞에 더 이상 기만적 술책을 중지하고 책임자가 나서서 명백하게 사죄하고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일본 오키나와 여학생 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미 클린턴 대통령이 공개사과하였듯이 살인사건의 미국 최고 책임자는 부시미대통령이다.
부시 미대통령은 남의 나라 무고한 국민을, 그것도 아이들을 두명이나 무참히 살해한 것에 대해 유족과 한국민앞에 진정으로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재판관할권을 당장에 한국법정으로 이양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참혹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근본원인의 하나인 불평등한 SOFA협정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면 개정해야 한다.
만약 부시미대통령이 범국민대책위원회의 이러한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무시할 때에는 4천7백만 대한민국 국민과 전 세계 양심적 민중들의 거센 분노와 저항에 부닥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의 요구
-미군은 형사재판관할권을 즉각 포기하라.
-고 신효순ㆍ심미선양의 유가족과 한국민에 대해 부시미대통령은 즉각 사죄하라.
-살인미군부대 캠프 하우즈를 즉각 폐쇄하라
-불평등한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 즉각 전면 개정하라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ㆍ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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