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 무력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남북 장관급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서해교전 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장관급 회담 제의에 환영의 뜻을 비치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ㆍ자민련, "분명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전제돼야…"**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25일 안성 정당연설 도중 이에 대한 보고를 듣고 "북한의 진정한 의사인지, 진의가 무엇인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 측이 도발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한 데 대해 북한의 분명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발적 운운하며 자신들의 무력도발 책임을 직접적으로 시인하지 않은 데다 구체적인 재발방지 약속도 없어 진정한 사과로 보기 어렵다"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화해와 협력을 바란다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에 대한 분명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대변인은 또 "북한의 임기응변적 태도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무력도발행위에 대해 미온적 대응을 했기 때문"이라며 남북장관급 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의 시인과 사과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그것이 무슨 사과냐"면서 "다분히 의도적인데 우발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유운영 대변인이 전했다.
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북한이 우발적 사태로 규정하며 유감을 표명한 것은 책임회피에 불과한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분명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전략전술"이라고 경계했다.
***민주당ㆍ민노당, 북측 제의 수용방침**
반면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그동안 남북당국자간 합의 사항이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일관성있고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갑 대표도 논평을 통해 "북한이 과거와는 달리 진일보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일단 평가하고 하루빨리 남북대화가 재개돼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감안해 북한측의 태도 표명과 제안을 수용했으면 한다"면서 "남북 간에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남북관계가 다시 대화분위기로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논평을 통해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북한측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성의있는 자세로 남북대화에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장관급 회담 제의에 대한 수용의 뜻을 비쳤다.
민주노동당 이상현 대변인도 북한의 제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유감표명과 남북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남북공동어로수역 설정과 평화해역 선포와 같은 서해상에서의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선숙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충분히 검토해 입장을 정해나갈 것"이라며 "구체적 검토 결과는 통일부에서 답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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