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계속된 특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2월 경찰청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파일을 공개하면서 "당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서울수서경찰서의 국정원 댓글수사에 축소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연합뉴스 |
정 의원은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는 '반대'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는 '찬성'을 누르고 직접 비방글도 게시하는 등을 다 알아냈는데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자고 모의하는 영상"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분석관들이 나눈 대화는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안 되죠, 안 돼.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나는 거죠. 우리가 여기까지 찾을 줄은 어떻게 알겠어", "우리가 판단하면 안되고. 기록은 올라가겠지만 안하겠지", "'결과를 확인한 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써갈기려 그러거든요" 등이다.
정 의원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뿐 아니라 박근혜 후보 역시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찰 측 중간수사발표 직전 이뤄진 TV토론 동영상도 공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같은 수사결과 은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당시 경찰의 중간 수사 발표 때 문재인 후보 비판, 박근혜 후보 지지 댓글이 없었느냐"고 묻자 그는 "당시 분석한 네 가지 키워드에선 (댓글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거짓말 하지 말라"고 질타하자, 이 청장은 "댓글은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게 아니라 열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댓글이 삭제되는 것을 알면서도 "잠이 온다"며 방치하는 분석관들의 모습이 포착된 또 다른 CCTV 영상에 대해서도 "170시간이나 되는 영상을 다 보지 못 한다"며 "처음 보는 영상"이라고 발뺌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설명을 듣다보니, 어제 새누리당에서 매관매직을 들고 나왔는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매관매직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각종 계기마다 개입해서 축소하고 은폐하고 허위수사 결과를 발표한 사람이 올해 승진대상에 올랐다"며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최현락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목하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수사부장은 경찰 중간수사발표 당시 김 전 청장에게 '2012년 10월 이후에는 박근혜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자'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4월 초 수사국장으로 진급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최 전 수사부장과 김 전 청장 등을 겨냥, "바로 여러분들이 전국경찰들의 수사권독립을 엿 바꿔먹은 장본인들"이라며 "창피한 줄 알라"고 호통쳤다.
이 청장이 "당시 (정치권이) 신속하게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허위 발표를 신속하게 하느냐"며 더욱 몰아붙였다.
"'녹취록 공개' 박범계, 수사하라" VS "새누리, 아프긴 아픈 모양"
야당 특위위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서 이 청장을 적극 변호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당시 여야 간 모두 선거 임박했으니까 조속한 결과 촉구하라고 다 그랬다. 민주당도 그랬고,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12월 13일 현안브리핑에서 즉각 확인할 걸 촉구한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수사를 빨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박범계 의원을 향해 권영세 주중대사의 'NLL 녹취록' 입수 경위를 소상히 밝히라며 역공했다.
김태흠 의원은 "박범계 의원은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국정조사장에서 폭로했다. 박 의원이 '권영세 파일'을 조작했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며 "박 의원은 녹음 파일 취득 절차를 공개해야 하고, 폭로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 사퇴 등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신동아 기자가 (녹취록이) 송두리째 도둑 당했다고 고발했다"며 "다른 걸 다 떠나 훔쳐간 거다. 그 자체가 법 위반인데다 조작"이라며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이 청장은 "조속히 진행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범계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할 정도로 가슴이 아픈가.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 문제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가"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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