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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월드컵 응원 장소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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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월드컵 응원 장소 놓고 신경전

盧 부산역전으로 옮기자, 昌 해운대 백사장으로 변경

6.13 지방선거와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는 월드컵 응원도 중요한 선거운동의 하나다. 한국-폴란드전이 있는 4일 월드컵 응원 장소를 놓고서 노무현-이회창 후보 진영간에 한차례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초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부산역 광장에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부산 사직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3일 저녁 노 후보측이 관람장소를 부산역 광장으로 바꾸자, 4일 이번에는 이 후보측이 해운대 백사장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가 한 장소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을 펼치고 세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기란 불가능하게 됐다.

***노무현 '월드컵 휴전'제의하며 관람장소 변경**

노 후보의 유종필 공보특보는 갑자기 관전장소를 변경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당초 경기장 일반석에서 시민들과 함께 관전키로 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일반석에는 방송사 카메라의 입장이 불가능한 만큼 장소를 옮겨달라는 방송사측 요청이 있어 부산역 광장으로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이 후보가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민과 함께 월드컵 축구를 관람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정치인은 때론 경쟁하고 싸우더라도 국가적 대사 앞에선 마음을 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부산역 광장에서 관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부산역 광장에서 만나 따뜻하게 인사하고 마음을 열고 한국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함께 응원했으면 한다"며 "한국팀 승리를 기원할 뿐, 일체의 정치적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며 상대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 "노사모 총동원령 내렸다"며 노 후보 비난**

그러나 이같은 노 후보의 관전장소 변경에 대해 이 후보측 반응은 불쾌하다는 것이었다. 노 후보가 갑작스레 관전 장소를 변경함에 따라 시민들과 거리에서 월드컵을 관전하는 이 후보의 모습을 연출하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달 26일 있었던 한국과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팀간 친선 평가전을 노 후보는 이례적으로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옥외 스크린을 통해 시청하며 응원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이 후보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당일 성적표는 노 후보의 '서민적 이미지'가 이 후보의 '귀족적 이미지'에 대비되면서 노 후보가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이 후보측은 이번에는 한국-폴란드전을 광장에서 보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하고 부산역 광장을 택했다. 그런데 노 후보가 치고 들어오자 적잖이 불쾌해 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 후보 측은 노사모 회원들이 대대적으로 부산역 광장에 모여들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자, 관전장소를 해운대 백사장으로 변경했다.

이 후보 측의 양휘부 공보특보는 "노 후보가 노사모 총동원령을 내려놓고 겉으로 휴전을 제의하는 것은 뻔뻔스런 태도"라며 "부산역 광장에서 충돌이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어 장소를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도 당초 부산역전을 '세 과시'의 장으로 이용하려 했었다. 당초 한나라당 측은 이 후보, 안상영 부산시장 후보, 구청장 후보, 안 후보 유세지원단 당원 등 2천여명이 부산역 광장에 집결,당 깃발과 16강기원 깃발 등을 흔들며 대대적인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었다.

***지방선거 후보들, 거리에서 응원 겸한 선거운동**

한편 이명박, 김민석 서울시장 후보 등 이번 지방선거 후보들도 이날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장소에서 시민들과 함께 월드컵을 관전하면서 응원을 겸한 선거운동을 벌인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는 서청원 대표 등과 함께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김민석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한화갑 대표 등과 함께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시민공원에서 경기를 관전한다.

손학규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는 '한국 축구 16강 기원 응원대축제'가 열리는 성남시 분당 중앙공원 야외무대에서, 진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수원 만석 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대형스크린을 통해 한국팀을 응원할 예정이다.

한 표가 아쉬운 마당에 월드컵 공동 관전장소는 더없이 매력적인 선거운동 장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연발생적으로 이같은 '공동의 장'을 만들었던 순수 축구팬들은 우르르 무리를 이끌고 찾아오는 정치인들의 속보이는 나들이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스포츠로 즐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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