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5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대북정책의 변화 가능성과 관련, "새로 구성된 미국 국회가 합리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북한 핵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공주대학교에서 '민족의 운명과 우리 교육'을 주제로 한 초청 강연에서 "이번 미국 중간선거의 영향으로 대북관계 악화에 앞장선 초강경 세력이 퇴조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이제 북미간 직접대화의 길도 열릴 희망이 보인다"며 "미국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직접 대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미 대화 진전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핵 문제의 권위자인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최근 북미 직접 대화 등을 촉구하고 햇볕정책을 지지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햇볕정책은 남북간의 긴장 완화, 많은 교류 협력 등으로 상당한 성과를 올렸으나, 북미 대결이 햇볕정책의 완전한 성공을 저해시켜 온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크게 저해하고 1991년 남북간에 체결된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만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오늘의 사태는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북한 체제를 뒤엎으려 한다는 의심을 갖게 만든 데도 원인이 있다"며 미국 책임론을 재차 거론했다.
그는 "북한 공산주의와의 통일이 쉽지 않지만, 포기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평화공존 하고 평화교류 하다가 장차 평화통일 하는 그 길만이 한반도의 안정을 가져오고 남북의 공동 번영을 가져오는 길이라는 것을 정열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고향 목포 방문과 부산에서 열린 '유엔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ESCAP) 교통장관 회의' 참석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공주대 방문에 이어 오는 18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 지역 청년지도자 포럼인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강연을 마지막으로 외부 초청 연설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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