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협 최고위원이 24일 타이거풀스 측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돈을 받은 사실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던 이 최고위원은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계열사인 임팩프로모션으로부터 2000년 4.13 총선 직전에 2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사무실 여직원이 작성한 선거자금 출납 장부에 2000년 3월 20일께 2천만원이 입금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나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성격상 후원금이 아니라 선거자금"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의원은 "영수증 처리 여부 등은 당시 보좌관이던 이모씨가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나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
체육복표 관련 법안 통과 당시 문화관광위원장이던 이 최고위원이 TPI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문광위를 상대로 한 TPI 측의 광범위한 로비 의혹이 구체적으로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 최고위원은 "체육복표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당시 총선기간이어서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느라 돈이 들어온 것도 알지 못했고, 사후에도 입출금 내역을 점검해 보지 않았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현행 선거법상 정치자금 한도액은 5천만원이지만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경우는 선거법 위반이다. 검찰은 이협 의원과 보좌관 이모씨를 곧 소환, 조사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의 2천만원 수수 보도를 전면 부인하면서 "과거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사람들까지 모두 불러 후원금 장부를 면밀히 조사했지만 98년말 송재빈씨가 주소도 기재하지 않은 채 50만원을 후원금으로 낸 것 외에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TPI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 최고위원의 '청렴'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4선의 국회의원이면서도 도곡동 13평 연탄보일러 아파트에서 20여년을 살다가 2000년 12월 아파트가 재개발에 들어감에 따라 28평 전세 아파트로 집을 옮겼다. 이 최고위원은 또 지난해 11월에는 후원금 중 과도하게 받은 2천5백만원을 당사자에게 돌려줘 화제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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