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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90년대 지나 다시 희망을 노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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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90년대 지나 다시 희망을 노래할 때”

<인터뷰> 공연 ‘바람이 분다’ 준비하는 가수 정태춘

"80년대 세대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문화적·정서적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80년대 세대들의 아이콘인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과 가수 정태춘이 한 무대에서 저항의 80년대를 지나 침묵의 90년대를 넘어 새로운 10년의 희망을 노래한다. 오는 5월 25일(토)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릴 콘서트 '바람이 분다'는 "80년대 시대정신을 다시 일으켜 보자"는 의도로 기획된 공연이다.

이 공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정태춘씨는 "이번 공연이 80년대 세대들에게 무엇을 느끼고 고민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메인스트림 교체의 바람이 분다"**

"80년대 세대들이 다시 사회 전면에 등장할 때가 됐다. 메인스트림 교체를 준비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지난 80년대가 불의한 정권에 대한 투쟁과 이를 위한 자기 헌신의 시대였다면 90년대는 철저히 침묵하는, 그래서 역사적 발전이 정지된 시대였다. 이제 90년대를 관장했던 두 번의 민간 정권도 끝났다. 80년대 세대들이 침묵을 깨고 새로운 1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씨는 민주당 경선에서 몰아친 '노풍'이 이러한 새로운 10년을 기대하는 80년대 세대들의 시대적 욕구가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노풍' 속에서 이들이 주목한 건 '노'(노무현)가 아닌 '풍'이다.

"노풍과 연관시켜서 이번 공연에 대한 느낌을 가져도 거부감은 없다. 그러나 '노풍' 속의 노무현이 모든 것의 해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람의 진원지는 세대였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메인스트림이 교체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정씨의 말에 따르면 '바람이 분다'라는 공연 타이틀은 세대교체의 바람을 의미한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80년대를 추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80년대 시대정신 부활을 실현시킬 구심체로 '아름다운 세대 문화재단'(가칭)의 태동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정씨는 온라인상 캠페인을 통해 문화재단 설립을 준비하는 '1만인 위원회'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찾사, 정태춘, 그리고 80년대 세대**

이번 공연은 정태춘씨의 노찾사에 대한 애틋한 기다림과 사랑에 노찾사가 화답해 성사됐다. '다시 돌아와 시대의 희망을 노래해달라'는 정씨의 간곡한 부탁과 최근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다시 부각된 386 세대들의 힘이 2년전 발전적 해체를 선언했던 노찾사를 다시 무대에 서게 했다.

"해방정국과 80년대 단 두 번 기성 가치관을 깨뜨리는 시대가 있었다. 이것이 다른 세대와 차별화되는 80년대 세대들만의 역사적 체험이었다. 우리가 이들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부가 기득권 구조에 편입되면서 386이 비하나 조롱의 코드로 쓰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전체를 봤을 때는 극히 적은 숫자다. 또 386보다 80년대 세대는 당시 사회적 역동성을 주도한 이들을 포괄하는 더 광범위한 의미다. 이제 침묵했던 다수의 80년대 세대들이 나서야 한다."

정씨는 이 세대들에 기대와 애정을 담은 편지를 이번 공연에서 낭송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희망이 다수의 침묵했던 80년대 세대들에게 흡인력을 가지고 뜨겁게 전달되기를 갈망한다.

이번 공연에서 노찾사는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 80년대를 기억하는 노래를 한다면 정태춘씨는 '오토바이 김씨'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등 신곡을 통해 당대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한다. 기억과 현존, 이 둘의 조합에 크라잉넛, 강산에, 윤도현 밴드, 이정열 등 후배가수들이 나서 80년대 이후 세대들과의 교감도 모색한다.

'바람이 분다'공연은 25일 서울(오후 7시 연세대 노천극장)을 시작으로 6월 1일 부산(오후 7시 부산대 대운동장)을 거쳐 전국 12개 도시를 돌며 진행될 예정이다. (공연문의: 02-2166-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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