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나라당 4차 전당대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경선에서 민주계 출신의 서청원 의원이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했다. 강창희, 김진재, 강재섭, 박희태, 하순봉, 김정숙 의원도 지도부에 합류했으나 소장파 및 개혁파 의원은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17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날 경선에서 서청원 의원은 전체 유효투표 1만7백29표 중 3천6백3표(33.6%)를 얻었다.
김정숙 의원은 13위에 그쳤으나 여성몫을 배려한 당헌, 당규에 따라 최고위원에 선출됐으며 6위로 턱걸이 입성한 하순봉 의원과 7위로 고배를 마신 김일윤 의원은 불과 2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한편 유력 후보로 지목되던 김기배 의원은 탈락했으나 민정계 출신 의원들이 대거 당선돼 한나라당 지도부는 보수 노선의 기조를 재차 확인했다. 또한 신기남, 추미애 의원 등 개혁적 인사들이 포진한 민주당 지도부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이에 따른 당내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형근, 안상수, 홍준표 의원 등 재선 그룹은 각각 9위, 12위, 14위로 처졌으며 개혁세력인 미래연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을 노렸던 김부겸 의원도 중진 의원들의 강세에 10위로 밀려 지도부 진출에 실패했다.
1위로 당선된 서청원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회창 후보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양대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당력을 한데 모아 강력한 지휘력과 정신력으로 민주당을 압도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에는 대의원 1만3천7백21명 가운데 1만7백47명이 투표에 참여, 대선후보 경선(53.3%) 보다 월등히 높은 78.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회창-서청원 체제 출범**
한편 한나라당은 오늘(11일) 선출직 최고위원들간의 호선으로 대표 최고위원을 선출해 새 지도부 구성을 매듭짓고 지방선거와 대선체제로 본격 전환할 방침이다.
대표최고위원에는 최다 득표자인 서청원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11일 새로 구성된 최고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1위로 당선된 서 의원을 임기 1년의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출할 방침이다.
강재섭 의원 등 당 대표의 유력 주자로 꼽히던 민정계 의원들을 누르고 서 의원이 1위를 차지, 대표직에 오름에 따라 이회창-서청원 체제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당 내에서는 5선의 관록과 중량감을 가지고 있고 민주계 출신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가교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 서 의원의 대표 등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융통성 있는 서 의원의 성격이 이회창 후보의 대쪽 이미지와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당권과 대권 분리 원칙을 도입한 구조 속에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와 이 후보 사이의 관계 조율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또한 한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이회창-서청원 체제의 본선 경쟁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룡, 홍사덕 의원 등 이렇다 할 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은 중진 의원들과 노무현 발 정계개편론에 동요가 예상되는 김원웅 의원 등 비주류 세력에 대한 내부 단속도 새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양대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
이회창 후보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새 최고위원 7인과 상견례를 갖고 서 의원이 대표로 공식 선출되면 별도로 회동해 양대선거 대책 및 당직개편 인선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은 이회창 후보가 1명을 지명하고 대표최고위원이 여성 중 1명을 추천토록 돼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개혁성을 부각시킨 이부영 전 부총재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 구색을 갖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새 지도부 구성에 맞춰 당3역이 일괄 사퇴함에 따라 내주 초 당 3역을 비롯한 중, 하위 당직자들을 새로 임명하는 등 당 지도체제를 재정비키로 했다. 당직자 인선에는 지도부 진출에 실패한 비민정계 및 개혁, 소장파, 비주류 의원들에 대한 배려가 예상된다.
한편 이회창 후보와 신임 최고위원들은 11일 오전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뒤 당사에서 상견례를 갖고 지방선거와 대선 대책 및 향후 당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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