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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없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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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없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 될 터”

도시형 대안학교 ‘꿈틀학교’ 문 열던 날

"영어 단어 몇개보다는 꿈이 더 필요한 세상이게 하고 일류대학 졸업장보다는 꿈을 더 소중히 여기게 하자."
(백창우 글·곡 '꿈이 더 필요한 세상')

서울 혜화동의 '꿈틀학교'(명예교장 최철호. 전 용문고 교장) 입학식이 열린 13일, 3명의 학생들이 김은규 교사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정아(19세, 가명)는 아직은 낯선지 입학 소감을 묻는 김희숙 교사의 질문에 "2년 동안 열심히 해보겠다"며 배시시 웃는다. 희선(15세, 가명)이는 1년동안 이 학교에서 공부한 뒤 내년 다시 정규 학교에 복학할 계획이다. 용준이(18세, 가명) 어머니는 "용준이가 '꿈틀학교'에 다니게 돼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떠나야 했던 아이들이 '대안학교'에서 새로운 꿈을 찾아나가려고 한다. 아이들 곁엔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려는 어른들이 모였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각자의 소망을 사과 모양의 종이에 적어 교실 벽에 붙여둔 나무 그림에 붙였다.

지난 한해에만 전국적으로 무려 7만여명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났다. 대부분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 어울리지 못해 아무 준비 없이 떠났다. 게다가 이들의 70% 이상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다.

지난 3일 개교한 '꿈틀학교'는 무작정 학교를 떠난 '대안없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되고자 한다. 이 학교 발기인인 이승현씨(LKFS 전 대표)는 "탈학교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대안학교가 이들의 삶의 터전인 도시에도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때마침 정규 학교에 다니기 싫거나 힘든 중고생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대안교육 시설에 다니거나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정규 중고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의 '학업중단 청소년 종합대책'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시 저소득층 탈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이승현씨는 "간디 학교 등 지방에 위치한 기숙형 대안학교들은 학비가 비싸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대안이 되기 힘들다"면서 "꿈틀학교는 비기숙형 학교로 월 교육비가 2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나머지 경비는 모두 후원금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기존 서울지역 대안학교들은 예술, 미디어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꿈틀학교는 좀더 실질적인 직업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검정고시 위주의 교육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씨는 "삶에 대한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목적이지 당장의 자격증을 위한 직업교육이 목적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학교의 김희숙 교사는 "꿈틀이란 단어에는 이 학교가 가고자 하는 교육방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잠재력(꿈틀거림)을 발견하도록 지원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꿈의 틀 짜기) 다양한 체험기회를 줘 꿈을 트게 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목표다.

꿈틀학교 교과과정은 4학기 2년제다. 교육 프로그램은 기초교과, 감성교과, 직업체험, 자치활동, 현장체험으로 나뉘며 하루 90분 단위로 네 과목의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네 명의 상근교사 외에 각 분야에서 실제로 일을 하는 전문가가 담당한다.

컴퓨터 교육은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는 신우섭씨가 맡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실제 도·소매업체를 방문하고 부품을 직접 만져보게 할 예정이다. 연극은 연극배우가, '말과 글' 교과는 국문과 교수가, 탐구는 시민단체 회원이, 사진은 전문작가가 맡는다.

꿈틀학교는 만 15-19세의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며 정원은 20명 내외다. 김민석(국회의원) 백경호(주은투자신탁 대표) 김철중(미래에셋 이사) 손정숙(디자인 스톰 대표) 최형인(서울대 교수) 등 70여명이 이 학교를 돕고 있다. (문의 02-743-1319)

***서울 속 11개 대안학교**

현재 서울의 도시형 대안학교는 '꿈틀학교'를 포함해 모두 11개에 이르지만 7만명에 이르는 탈학교 청소년에 비하면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각 학교마다 특색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기간도 다양하다.

'하자작업장학교'(school.haja.net), '난나공연예술학교'(www.nanna.seoul.kr), '스스로넷 미디어학교'(www.ssro.net) 등은 문화예술교육이 중심이다. 14-24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자작업장학교'는 대안적인 문화교육을 지향한다. '난나학교'는 15-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공연예술 장르를 통해 적극적인 자기표현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스스로넷 미디어 학교'는 미디어에 대한 이해 및 제작 교육을 통해 실용적 기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15-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3년간 교육을 실시한다. '민들레청소년사랑방'(www.mindle98.org)은 탈학교 아이들을 위한 쉼터로 다양한 소모임과 자치활동을 한다.

'수서디딤돌학교'(www.youtra.or.kr) '은평씨앗학교'(www.upy21.org) 등 4개 학교는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검정고시를 위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수서디딤돌학교'는 실업계 고교를 중퇴한 학생들에게 컴퓨터, 웹마스터 등 전문과정을 개설해 운영한다.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come.to/nambu)는 서울 난곡지역의 사회교육과 청소년 교육을 담당하는 지역학교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과 마포구 대흥동 두 곳에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도시 속 작은 학교'(www.dreamyouth.or.kr)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로 소외된 아이들의 자기 관리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또 지난 2월에 문을 연 대안학교 '별'(02-888-8069)은 집단괴롭힘 등으로 상처를 입은 청소년들의 정신치유가 주를 이룬다. 또 지난 3일 개교한 '늘 푸른 학교'는 가족 없이 혼자 남한으로 귀순한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다.

한편 서울대안교육센터(센터장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 www.activelearning.or.kr)는 이들 대안학교간의 교류, 학습 프로그램 개발, 교사 교육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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