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ㆍ홍업ㆍ홍걸 등 김대중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의혹을 일컫는 '3홍 비리 의혹'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장남 홍일씨는 이용호ㆍ진승현 게이트에, 차남 홍업씨는 이용호ㆍ 정현준ㆍ진승현 게이트에, 삼남 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걸씨는 또 그의 로스앤젤레스 주택구입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온 이신범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소송취하 조건으로 55만달러를 주기로 하고 그 중 10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홍업·홍걸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홍업씨는 친구인 김성환(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씨 갖고 있는 90억원대 차명계좌의 실소유주인지 여부 등이, 홍걸씨는 최규선(미래도시환경 대표이사)씨가 줬다는 9억원의 대가성 여부 등이 검찰 수사의 핵심이다.
***장남 김홍일 의원, 이용호ㆍ진승현 게이트 연루 의혹 **
장남 김홍일 민주당 의원의 진승현 게이트 연루 의혹과 관련, 진승현 전 MIC 코리아 회장이 4·13총선 직전 김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려고 시도했으나 김 의원이 만나주지 않은 것으로 작년말 밝혀졌다.
2천억원대의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혐의로 지난 2000년 12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진씨는 주가조작 과정에서 정ㆍ관계 유력인사 10여명에게 로비를 벌였다. 진씨는 4.13 총선 직전 민주당 김방림 의원, 허인회 후보 등에 접촉해 5천만원의 선거자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가까운 사이인 정학모(LG스포츠단 사장)씨를 통해 이용호 게이트와 진승현 게이트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김 의원은 작년 8월 정씨 등과 동행했던 제주도 휴가지에서 이용호씨의 로비스트로 알려진 여운환씨를 2차례 만났다. 김 의원은 식사 자리에서 여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용호씨는 얼굴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은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 3인방은 김 의원과 권노갑 전 민주당 최고위원, 정씨 등 세 사람"이라며 "정씨가 김 의원을 업고 대리권력을 행사하며 각종 이권과 인사청탁에 관한 교통정리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의원은 현재 신병 치료를 위해 4개월째 미국에 체류 중이다.
***차남 홍업씨는 사법처리될 가능성**
아태재단 부이사장인 김홍업씨는 3대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홍업씨는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정일 특별검사팀은 지난 3월 말 수사를 마무리하며, 홍업씨 친구 김성환(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씨의 차명계좌에서 입출금된 90억원대의 자금 가운데 10억은 정상적인 거래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이용호씨가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에게 5천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자 이씨 계좌를 추적했고, 이 과정에서 김성환씨의 거액 차명계좌가 드러났다.
이에 대해 홍업씨 쪽은 아태재단 퇴직금 지급 등을 위해 김성환씨로부터 돈을 빌린 적이 있다고 해명했으나 그 돈의 출처와 입금 경위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차정일 특검팀의 수사자료를 넘겨받아 후속수사를 벌이는 대검 중수부는 김성환씨 차명계좌에서 입출금된 90억여원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 돈의 출처는 어딘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특히 대검은 특검팀 수사자료 외에도 전부터 홍업씨와 관련한 별건의 첩보를 확보하고 내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사건을 병합 처리해 혐의가 드러날 경우 홍업씨를 사법처리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지난 8일 국회에 아태재단과 홍업씨의 비리개입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이용호 게이트 외에 정현준 게이트와 관련,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서 5천8백만원이 이수동씨 등에 전달됐고, 홍업씨도 1억원을 받았다"며 "김성환씨는 또 정현준씨와 1백50여억원의 사채거래를 하는 등 배후에 40년지기인 김홍업씨가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승현씨의 비자금 6백억원이 아태재단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도 홍업씨와 관련된 것이다.
***3남 홍걸씨 최규선씨에게 9억원 받아**
최규선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홍걸씨(포모나 대학 산하 태평양연구소 연구원)에게 상당한 돈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보도에서는 9억원, 최씨의 변호사는 9만달러, MBC 보도에서는 2,3만달러이다.최씨는 이 돈이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홍걸씨는 "최씨와 금전적 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규선씨의 로비 현장에 홍걸씨가 직접 동행했다는 증언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검찰은 김홍걸씨가 그동안 방학은 물론, 매월 한차례 정도씩 입국해 국내에서 4~5일 또는 1주일 가량 머물면서 최씨로부터 돈을 받아가곤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 중이라는 것. 최규선씨 비리 의혹은 서울지검 특수2부가 수사 중이다.
또 홍걸씨가 그의 로스앤젤레스 주택구입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온 이신범 전 한나라당 의원과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이 전의원에게 10만달러를 제공한 사실이 지난 17일 밝혀지면서 홍걸씨의 비리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홍걸씨와 청와대 측은 "이신범 전의원이 사생활 침해를 계속하면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가에서 빌린 10만달러를 주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0만달러를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고권력자가 되려면 아들이 없어야 한다?**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씨가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데 이어 대통령의 세 아들이 한꺼번에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오죽하면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한 후보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아들이 없다"는 점을 꼽았을까.
자고 나면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온갖 확인ㆍ미확인 비리 연루의혹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는 작금의 사태는 마치 5년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아들의 친구'와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등장하는 것도 똑같다.
대통령의 세 아들이 더 이상 부당한 의혹을 받아 억울하다는 말로 회피하지 말고 자신과 관계된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은 과거의 역사가 이들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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