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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무현은 '3弘비리 의혹'을 비켜갈까?

대통령 아들문제로 'DJ와의 관계' 첫번째 시험대에 올라

'3弘비리의혹'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노무현 후보와 DJ의 관계설정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남·개혁 후보'임을 내세우는 노 후보가 DJ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의 문제는 연말 대통령선거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변수의 하나다. 그리고 '3弘비리의혹'에 대한 노 후보의 입장은 '노무현과 DJ 관계설정'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규선 게이트'에 김대중 대통령 삼남 홍걸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소위 '대통령 아들들' 문제가 대선 정국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청와대와 민주당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정치권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감시하고 독려하는 것이 옳다", "한나라당의 강경대응은 당내분란을 호도하기 위한 무차별 정치공세"라는 입장이다. 노 후보 역시 현재까지는 유사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가 계속 이러한 자세를 유지할 것인지, 대선정국이 본격화되고 한편 '3弘비리의혹' 등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계속될 경우 노 후보의 입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정가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대통령 아들들 문제에 대한 입장은 곧 노 후보가 DJ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노 후보의 현 정권의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 즉 노 후보가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는 개혁성의 한 지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남·개혁 후보 노무현이 직면한 문제**

노 후보는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며 대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부산 출신인 노 후보는 '동서화합'을 내세우며 '영남후보론'을 주장해 왔으며,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개혁적 후보임을 자처하고 있다.

이런 노 후보의 입지는 대통령 아들들 문제와 관련, 충돌지점을 만들고 있다.

영남지역은 노 고문의 연고지이지만 '반(反)DJ' 정서가 매우 강한 지역이다. 노 후보가 DJ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 지역 표가 왔다갔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아들들 문제를 비롯한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 문제를 계속 부각시킨다면 영남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인 노 후보를 외면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따라서 노 후보가 영남표심을 잡기 위해 'DJ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DJ개혁의 계승자'임을 계속 주장할 것인지 이미 정가의 관심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이번 '3弘비리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그 첫번째 시험대인 셈이다.

***"3弘은 노무현을 평가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또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노 후보에게 "대통령 아들들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진보진영의 이같은 압력은 노 후보의 '개혁성'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노 후보가 직면한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3弘은 노무현의 개혁성을 평가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주장했다.

민노당 이상현 대변인은 "노무현씨는 그동안 기성 정치권에서 '개혁성'을 가장 강조해 왔지만 정작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행태, 대통령 친인척 비리문제, 김대중 정부의 잘못된 정책적 판단에 대해서는 한번도 제대로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며 "심지어 '선생님 말을 가장 잘 듣는 후보'라는 당내 일각의 평가까지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조선일보는 싸워야 되고 대통령의 아들은 감싸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개혁적인 정치인이라면 어떤 사안이든 성역을 두지 않고 당당하고 굽힘 없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같은 당내의 이인제 후보 뿐아니라 한나라당으로부터도 '급진개혁'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그간 '급진개혁'은 오히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전유물이었다. 민노당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를 노무현에게 빼앗긴 격이다.

이번 민노당의 노무현 공격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첫번째 반격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공세는 이번 한번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진보진영의 공세에 노 후보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개혁성'을 주무기로 정면돌파할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진보진영으로부터의 공격을 자신의 '상대적 온건성'을 입증하는 방편으로 삼을 것인지 주목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도 '노무현과 DJ의 관계설정'은 핵심변수의 하나이다.

***노무현, 검찰의 엄정 수사 촉구했지만..**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의혹에 대해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는 16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사회적 공론의 차원으로 부상된 문제라서 어떤 정치인이 이렇게 저렇게 가자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객관적이고 엄정한 수사는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대통령도 피할 수 없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한나라당의 강경대응에 대해 "검찰이 외부압력으로 진상을 은폐하려 하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간다고 국민들이 느낄 때 정치권이 발언해도 좋지만, 사실이 나오지 않았는데 의혹을 덮어씌워선 안된다"면서 "일반 당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회창 전 총재같은 분은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 후보는 '최규선씨 비리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성규 총경이 해외로 도주한 것이 밝혀졌다. 이미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은 그렇게 보기 힘들다"고 대답했다.

그는 "최성규 총경이 빠진다고 사건 수사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수사의 핵심은 김영삼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금융실명제와 계좌추적으로 드러나게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직 대통령 자제분에 대해 신빙할 만한 근거를 확인한 것이 없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는 일차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이다.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데 앞질러서 인기를 위해 발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을 볼때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일단 DJ를 감싸는 입장이라고 해석된다.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노 후보의 입장을 시험하는 1회전에서 그는 DJ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3弘비리의혹'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계속 강화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은 지극히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변화의 고비마다 노무현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 이 문제는 노후보 스스로 내세우는 표밭이라 할 '영남 민심'과 '개혁성향 표심'의 행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노무현과 DJ, 그 관계설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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