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남지역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유효득표의 62%인 1천2백97표로 1위를 차지했다. 노 후보는 이날 압승함에 따라 종합득표에서 13일 충북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인제 후보와의 표차를 1천5백12표차로 크게 벌렸다.
이날 경선에서 이 후보는 4백54표(득표율 21.7%), 정동영 후보는 3백40표(16.3%)를 얻었다. 전남경선의 투표율은 64%로 충북지역보다는 다소 높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남지역 경선 결과 노 후보는 누적득표 9천7백2표(48.2%), 이 후보는 8천1백90표(40.7%), 정동영 후보는 2천2백40표(11.1%)를 얻었다.
***노무현 전남 압승으로 최종승리에 성큼 다가서**
특히 노 후보의 이날 압승은 의미심장하다. 그간 노 후보는 민주당의 핵심지지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지역 경선에서 광주 37.9%, 전북 34.3%의 득표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위와의 표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62%로 득표율을 크게 끌어 올리며 압승을 거둬 호남 민심의 '노무현 대세론'을 확인시켰다.
반면 이인제 후보는 '김심 음모론'의 역풍을 맞아 패배를 자초했다. 이날 후보 연설에서 이 후보는 이 지역 선거인단의 DJ 지지성향을 의식 '음모론'이나 김 대통령 비판을 삼갔다. 그러나 21.7%라는 저조한 득표에 그쳤다.
이로써 노 후보는 이후 수도권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다음 경선은 부산(20일) 경기(21일) 서울(28)로 이어진다.
***경선 과열 몸싸움 잇따라**
경선이 종반에 다다르자 노-이 후보간 선두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경선장 안팎에서 지지자간 몸싸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날 경선이 시작되기 전인 낮 12시30분경 경선장 입구에서 당 선관위와 이 후보측 운동원들과의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당 선관위는 이 후보측 운동원들이 경선장 입구에서 5명으로 구성된 풍물패를 동원, 운동을 벌이자 "악기를 동원한 선거운동은 불법"이라며 중단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선거운동원들과 충돌이 있었다. 당선관위와 이 후보측 운동원들간의 몸싸움은 20여분간 계속됐다.
또 경선이 시작된 직후인 오후 2시 35분경 장외에서 노 후보 지지자들과 이 후보 지지자들간에도 가벼운 충돌이 있었다. 이인제를 사랑하는 모임인 '인사모' 회원들이 월간잡지 '인물과 사상'을 사랑하는 모임인 '인사모' 회원들에게 "왜 우리 인사모를 사칭하며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느냐"고 항의했다. 이들간의 몸싸움은 선관위와 경찰의 개입으로 곧 끝났다.
당 선관위 측에서는 13일 충북경선에서 입장권 배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것을 의식해 경찰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불미스런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노 공방 한풀 꺾여**
이날 유세에서는 이인제 노무현 후보가 이념 공세 및 '노풍'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지만 두 후보간 공방은 예전처럼 극렬하지는 않았다.
노 후보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언론은 이 바람을 노풍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노풍이 아니라 민주당의 당풍이자 국민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를 살려냈다"며 "김 대통령은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그러나 빈부격차가 커졌다"면서 "다음 정권은 중산층과 서민을 안정시키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상한 바람에 놀라지 말라"며 역시 노풍을 깎아내렸다. 이 후보는 "경선이 시작되면서 매스컴의 충격으로 이상한 바람이 불고 있는데 바람은 가라앉고 남는 것은 인물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남경선 연설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삼갔다.
한편 이날 전남 경선에서 16.3%의 득표율을 얻으며 두 자릿수 득표율을 굳힌 정동영 후보는 이날도 노무현 이인제 두 후보에게 "한계를 지키는 싸움"을 하라며 경선지킴이의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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