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이인제 후보가 13일 오후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북지역 대선후보 경선에서 7백34표로 1위를 차지해 종합순위 1위인 노무현 후보와의 표차를 6백69표로 줄었다.
이날 경선에서 이 후보는 61%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대전(76.6%) 충남(81.9%)등 다른 충청권 지역에 비해서는 득표율이 다소 낮았다.
노 후보는 3백87표(32.1%) 정동영 후보는 83표(6.9%)를 얻었으며, 충북지역 투표율은 59.2%를 기록했다.
충북경선 결과 노 후보는 누적득표 8천4백5표(46.6%), 이 후보는 7천7백36표(42.9%), 정동영 후보는 1천9백표(10.5%)를 얻었다.
이인제 후보가 충북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 지역이 이 후보의 연고지역이라는 점과 최근 노무현 후보에 고전하고 있는데 대한 동정 여론 등을 고려,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오히려 이 후보는 예상보다 다소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날 1위를 차지함으로써 남은 경선에서 반전을 꾀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이후 수도권 지역에서의 승부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4일 전남에서 13번째 지역별 경선을 계속한다
***이인제 지역감정 앞세워 지지 호소, 노무현 본선경쟁력 강조**
이날 후보 연설에서 이인제 노무현 후보는 '음모론' 및 '정통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이인제 후보는 특히 지역연고라는 점을 강조하며 "충청도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이인제 시대를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매주 언론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똑같은 결과를 쏟아내 국민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민주당 선거에 광기가 흐르고 있다"며 '음모론'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 시대가 열린 것은 안에서는 이인제가 밖에서는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도왔기 때문"이라며 "모든 후보들이 경선을 불복했다고 이인제에게 손가락질하는 데 이런 사람들을 여러분이 엄중하게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한다"면서 "자기가 어떤 세계관ㆍ국가관ㆍ정책노선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이념공세를 계속했다.
'음모론' 주장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누가 그 많은 언론기관을 조정할 수 있겠냐"면서 "지도자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판단력인데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객관적 사실을 혼자만 부정하고 음모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노 후보는 이념공세에 대해 "내 색깔을 묻지 마라. 내 색깔은 민주당 색깔이다. 노무현이 친북세력이냐고 묻지 마라. 나도, 내 아들도 최전방에서 충실히 군대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또 자신만이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임을 주장하면서 "음모론, 색깔론에 지역감정까지 부추기는 세 가지 공격으로부터 노무현을 지켜달라"며 이인제 후보를 공격했다.
한편 첫번째 연설 주자로 나선 정동영 후보는 각종 게이트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과 관련 "진상을 밝히는 데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며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선거인단 소동으로 유세 20여분간 중단**
이날 오후 3시 15분경 선거인단의 소동으로 경선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소동은 경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이인제 노무현 간의 치열한 선두 다툼으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보여진다.
첫 번째 연설자인 정동영 후보 유세 도중 이인제 후보 측 선거운동원 10명은 선거인단석에서 "선거관리 완장을 찬 사람이 입장권을 다량으로 소지하고 있다가 나눠주는 현장이 목격됐다"며 '부정선거'와 '선거무효'를 외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날 소동에 대해 김경재 선관위원은 "오늘 체육관에서 경선을 지켜보기를 원하는 사람들 중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당 선관위원들이 이인제 후보쪽 빈자리와 노무현 후보쪽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각각 5매씩 입장권을 나눠줬는데 이를 한 후보 측이 투표권으로 착각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그러나 입장권은 투표권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장내 소란으로 후보 연설이 중단된 것은 12개 시도 경선 중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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