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 레이스에 들어간 가운데, '주말 정치 드라마'로 비유되며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민주당 경선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부영 최병렬 등 후발 주자들이 8일 경선일정 전면연기 및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경선 일정과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병렬 후보 측은 오는 13일 치러질 인천지역 경선 선거인단 마감이 후보등록 마감 전인 3일에 끝났다는 점을 들어 경선일정을 재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 통합선관위 간사인 김문수 사무부총장은 "두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경선 연기 주장에 대해 검토했으나 불가하다고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선거인단 5만명, 다수득표자 당선**
한나라당 경선 선거인단은 5만명으로 민주당에 비해 2만명 적다. 그러나 국민참여 선거인단의 비율은 50%로 동일하다. 선거인단 중 대의원은 1만5천명 이내, 일반 당원은 1만명 이내로 구성된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8일부터 시도지부 및 중앙당에서 입당원서를 받으면서 국민참여선거인 공모를 시작, 각 지역별로 3일부터 17일사이에 공모를 마치고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을 정한다.
각 지역별 선거인단 수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인구 비례에 따라 정했으며, 국민참여선거인을 추첨할 때에는 성별, 연령별 인구비례 등을 고려키로 했다.
투ㆍ개표는 각 지역별로 이뤄지며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했다. 한나라당은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수개표를 하려 했으나 민주당 경선을 통해 안정성이 입증됐으며 전자투개표를 통해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언론에 효과적으로 보도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초 방침을 바꿨다.
민주당과 달리 선호투표제는 적용되지 않으며 마지막 경선지인 서울지역 경선까지 누적득표수가 가장 많은 후보가 당선된다.
13일 인천경선을 시작, 다음달 9일 서울경선을 끝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경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민주당과 동일하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촉박해 민주당과 달리 평일에도 경선 일정이 잡혀있으며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눴다.
<한나라당 대선후보경선 일정 및 지역별 선거인단 규모>
***최병렬 "경선 일정 이회창 일방독주 상황에서 짜여진 것"**
한편 이부영 최병렬 후보 측은 8일 경선 일정 전면 연기 및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했으나 당 선관위는 두 후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최병렬 후보 캠프의 최구식 언론특보는 이날 "경선 일정은 이회창 후보의 일방독주로 인해 사실상 경선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에서 짜여진 것"이라며 "상황이 바뀐 만큼 인천대회를 포함해 경선 일정을 5월 중순까지 연기하는 등 전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특보는 "인천대회 국민선거인단 마감이 3일 이뤄져 5일 출마선언을 한 최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의 참여가 봉쇄됐고 당선관위는 홍보물도 시간상의 문제로 사전 발송하는 대신 현장에서 나눠주기로 했다"며 "이미 자신을 충분히 알린 이 후보와 균등한 기회를 갖도록 일정을 조정하지 않으면 인천경선을 거부하는 방안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병렬 후보는 9일 아침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일정연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그렇다고 당 경선을 깰 수도 없어 난감하다"며 경선에는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이 부영 후보도 7일 인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선 후보가 결정되기 전에 선거인단 공모가 끝나 공모마감 연기를 수차례 얘기했으나 수용되지 않아 불공정 경선 시비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후발주자들 홍보 기회 부족도 문제제기**
또 TV 토론 개최, 지구당 방문 금지 조항 등을 둘러싸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발주자들이 자신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병렬 후보 측의 최구식 언론특보는 "당 선관위가 특정후보의 태도와 비슷하게 후보별 TV 토론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경선일정이 빡빡해 TV 토론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요구하는 경선일정 연기를 통해서라도 후보와 유권자에게 충분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 측은 빡빡한 경선일정을 감안할 경우 전면적 수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후발 주자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당 선관위 관계자는 "국민선거인단 모집일정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보기 힘들다"며 "경선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구당 방문 금지 방침에 대해 "지난 6일 후보들과 종전 선관위 방침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그러나 홍보할 방법이 부족하다는 후발 주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인천 울산 제주 지역은 시도지부에서 후보들이 정견발표회를 한번씩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 홍보위에서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합동토론회에만 관여하고 있는데 민주당과 달리 경선일정이 짧아 어려움이 있다"며 "중앙과 지방 방송사와 합의한 합동토론회만 14회"라고 밝혔다. 나머지 개별후보들의 토론회 참석은 후보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게 당 선관위의 입장이다.
KBS 1TV는 오는 11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4명을 한 자리에 초청한 가운데 TV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인천방송(iTV)도 12일 대선 후보 4명을 초청해 합동 토론회를 갖는다.
MBC는 오는 10-15일 낮 12시 5분 한나라당 경선 후보를 차례로 초청해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상희(10일) 이부영(11일) 최병렬(12일) 후보가 차례로 출연하며 이회창 후보의 출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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