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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과 놀다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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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과 놀다 <71>

고관 부인들의 잇단 탈선

1399년 3월 죽은 중추원 부사 구성우(具成祐)의 아내 유(柳)씨가 참형을 당했습니다. 유씨는 처음에 김익달(金益達)이라는 사람에게 시집갔는데, 김익달이 장가든 지 사흘 만에 유씨를 버려 뒤에 구성우에게 시집갔습니다.

구성우가 아들이 없이 죽자 유씨는 명복을 빌러 간다고 승가사(僧伽寺)라는 절에 가서 중 신생(信生)과 사통(私通)했고, 신생이 수시로 유씨 집에 왕래했습니다. 구성우의 종 소고미(小古未)와 계집종 영생(英生) 등이 엿보다가 잡으려 하니, 유씨가 신생과 공모해 도리어 두 사람을 죽였습니다.

일이 발각되자 사헌부에서 유씨와 신생을 잡아 국문하고 베어 죽이기를 청했습니다. 임금이 말했습니다.

“죄가 크기는 하지만, 봄 여름은 만물이 생장하는 때라 옛 법에도 죽이는 것을 꺼렸다. 추분이 지난 뒤에 단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죄가 10대 악행에 해당되지 않으면 가을에 가서 처리해도 좋습니다.”
“추분 전에 살생하는 것을 꺼린다면, 10대 악행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겠는가?”
한참 있다가 청한 대로 따랐습니다.

항복한 왜인과 북방 종족 오랑합(吾郞哈) 사람 등이 이방원에게 그 죄를 용서하고 아내로 삼도록 해달라고 청했으나, 이방원은 유씨가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이니 차라리 죽게 두는 게 낫다며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6월 사헌부에서 죽은 문하부 참찬 김인찬의 아내 이(李)씨를 형조 옥에 가두었습니다.

앞서 곽충보는 이씨가 친척이라며 왕래하면서 간통했는데, 일이 발각돼 사헌부에서 옥에 가두고 심문했습니다. 이씨가 말했습니다.
“실행(失行)한 것이 나뿐만이 아닙니다. 검교 중추원 부사 이원경(李元景)의 아내 권(權)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권씨도 옥에 갇혔습니다.

사헌부에서 곽충보를 처벌하라고 글을 올렸고, 문하부에서도 사헌부와 형조의 청을 따르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임금은 윤허하지 않았습니다.

죽은 찬성사 정희계의 아내 신(辛)씨는 이씨가 이원경의 아내를 끌어넣었다는 말을 듣고 장차 자기에게 미칠 것을 두려워해 도망쳤는데, 조금 뒤에 이씨가 과연 신씨와 중추 조화(趙禾)의 아내 김씨 등 몇몇 부인들을 끌어넣어 추잡한 소문이 널리 퍼졌습니다.

담당 부서에서 모두 심문하려 하니, 임금이 듣고 순군부 지사 황석중(黃碩中)에게 지시해 신씨는 백주(白州)에, 김씨는 금주(衿州)에 귀양보내게 하고, 대간 간사를 불러 말했습니다.

“김씨, 신씨를 이미 지방으로 귀양보냈으니, 앞으로는 안방의 풍문 문제는 내버려두고 묻지 말라.”

이씨는 김인찬에게 시집가기 전에 강세손(姜世孫)에게 시집갔었는데, 앞서 그 조카인 대장군 강승평(姜昇平) 및 그 형 강대평(姜大平)과도 간통해 사헌부에서 강승평까지 탄핵했으나 임금은 일이 사면령 전에 있었다 해서 특별히 용서했습니다.

이원경의 아내 권씨는 처음에 안전(安腆)에게 시집갔다가 다시 안소(安沼)에게 재가했고 또 이원경에게 시집가니, 사람들이 음부(淫婦)로 지목했습니다. 중 지경(志敬), 상문(尙文) 등과도 간통했으므로, 사헌부에서 사실을 조사해 형조에 넘겼습니다. 지경과 권씨는 각각 곤장 90 대에 처했으며, 지경을 수군에 편입시켰습니다. 상문은 도망쳤습니다.

얼마 뒤 임금의 생일에 조정의 하례를 받고 신하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는데, 강승평도 용서를 받고 잔치에 참석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두 비웃었지만 강승평은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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