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후보교체론'이 제기됐다. 개혁파 비주류인 김원웅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후보 교체 ▲월드컵 이후로 전당대회 연기 등을 강도 높게 주장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25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후보교체론을 공식 제기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확인하고,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6-7명의 의원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덧붙여 자신의 주장이 계속 확대되어 갈 것임을 시사했다.
김원웅 의원은 그간 한나라당 내에서 가장 급진적 주장을 펴 왔고, 워낙 '튀는 의원'으로 간주되어 왔기 때문에 김 의원의 이날 '후보교체론' 제기가 즉각 당에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25일 부총재단 일괄 사퇴 이후 이회창 총재의 추가 수습책 내용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후보교체론'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나라당 내분사태가 어떻게 가닥을 잡아갈지 주목된다.
***"이회창 대세론은 이제 이회창 필패론"**
김원웅 의원은 "후보교체론을 공론화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거듭된 확인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총재의 추가 수습안을 검토하고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하려 했으나 이 총재를 (대선 후보로) 전제로 한 어떠한 수습안도 설득력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후보 교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 총재는 아들 병역문제와 최근 빌라 파문 등으로 오히려 당에 짐이 되고 있다. 그에 대한 검증은 이미 끝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 총재의 주 지지층이던 부산지역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 총재 대세론은 이제 필패론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대전 대덕구청장 후보선출대회장에서도 "이 총재 대세론의 근거가 반DJ 정서에서 나왔으나 이제 민주당이 탈DJ 정당으로 변모하고 있어 이 총재 대세론이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50대 중심세력에서 새 후보 찾아야"**
김 의원은 또 민주당의 국민경선제 성공과 거센 '노풍'을 의식한 듯 "5월 국민 경선제를 해 봐야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월드컵 이후로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를 대체할 후보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총재 말고도 우리 당에는 역동적인 50대의 중심세력이 있다"며 "한나라당 내에도 민주당 못지 않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대권 후보로 나설 뜻은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총재의 당내 권한에 대해 "이 총재가 후보를 포기하고 민주당 한광옥 대표의 역할만 할 때 지역주의나 군사독재의 잔재가 없어지고 당도 대선에서 승리할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발언은 탈당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덕룡 의원 등과도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김덕룡 의원이나 몇몇 개혁파 의원들과 이 같은 의견을 나누었으며 공감대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6~7명 가량 더 있다"고 밝혀 이 총재에 대한 조직적인 압박이 뒤따를 것을 시사했다.
또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만약 경선에서 이겨 기득권을 포기하고 탈냉전, 탈지역주의, 탈맹주정치를 선언하면 적지 않은 사람이 호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계개편론과 관련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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