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악한 요즘 아이들은 산타클로스 따위는 믿지 않을지 모른다. 애초부터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때 기다리는 것은 선물과 그 속에 담긴 따스한 사랑일지도. 산타클로스는 모든(아니 착한) 아이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상징하기에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닐까? 올 겨울 산타클로스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주최로 출산을 기다리는 (청소년) 미혼모들, 이들이 낳아 시설로 보낸 장애 또는 비장애 아이들, 미혼(부)모 자립가정 등 약 500 명의 꿈과 소원을 들어주는 제 1 회 ‘특별한 크리스마스 만들기-산타가 되어주세요!’ 캠페인이 바로 그 것.
지난 1일부터 한달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는 후원자가 직접 미혼모 자녀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점에서 받는 이의 필요나 희망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선물을 보내주는 이전 행사들과 다르다.
‘산타 희망자'들은 대한사회복지회 인터넷사이트(www.sws.or.kr)에 미혼모의 아이들이 올려놓은 `가보고 싶은, 먹고 싶은, 갖고 싶은, 되고 싶은' 네가지 꿈 가운데, 자신이 들어줄 수 있는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직접 이들을 만나보고 싶은 `산타 희망자'는 오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때 미혼모 자녀 시설에서 하루동안 `그들만의 산타클로스'로 활동할 수도 있다. 행사 참가자격은 개인이나 단체나 상관없으며, 대한사회복지회 사이트의 `산타되기' 코너를 클릭해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대한사회복지회에 전해진 미혼모 아이들의 꿈들은 소박하다. 다운증후군인 다섯 살 난 정지수양은 갖고 싶은 물건으로 ‘아기 인형과 화장품 놀이 장난감’을, 먹고 싶은 것으로 ‘닭고기’를 꼽았다. 신체가 점차 퇴화되는 질병인 레트 증후군으로 걷지 못하고 앉아서 생활해야 하는 김보경양(12)은 ‘쿠션의자’를 갖고 싶다고 한다.
이 행사의 후원회장인 탤런트 이정길 씨는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으로 버려지는 아기만 한해 6000여명, 해외 입양아는 2000명에 이른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1004명의 산타가 되어달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첫 이벤트가 열린 11월 29일 (주)아가방 김욱 대표가 현금과 상품 등 합계 3000여만원의 기금을 전달했고, 예네트워크 박인출 대표(49)가 유초롱양 등 5명의 구개구순 어린이의 수술비 1000만원을 전했다. 이 행사는 코리아벤처포럼과 한게임, 아이러브스쿨, 아줌마닷컴, 꼬까방, 아트웍스코리아, 아이씨티로 등이 함께 한다. (문의 대한사회복지회 02-567-8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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