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7일 서울YMCA 강당에서 ‘전쟁 방지와 평화를 위한 한국 사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미국의 테러 보복전에 우리 정부가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한국사회에 평화운동에 대한 인식을 시급히 확산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8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테러참사 ▲미국 테러 참사와 한반도 정세 ▲평화를 위한 한국 시민사회의 과제 등 3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오후 1시부터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참여연대 박성준 운영위원은 “미국이 이번 테러사태에 잘못 대응하면 전세계가 함께 어려워질 것”이라며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을 통제하려면 먼저 미국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영(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사일방어(MD)체제 등 부시정권의 핵심적인 외교정책은 다분히 공격적이어서 상당한 갈등의 맹아를 품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테러리스트들이 의도한 정치적인 목표는 미국이나 미국인 그 자체라기보다 미국의 실패한 정책에 대한 특정 집단의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김동춘(참여연대 정책위원장․성공회대) 교수는 “테러를 뿌리뽑아야하기 때문에 미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현정부의 논리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정부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하여 미국의 보복전에 대한 지원을 표명한 것은 테러사태를 전쟁 상황이나 국가안보적 위기 상황으로 간주하는 비논리적 처사”며 “테러를 전쟁으로 인식하는 것은 미국의 주장에 이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백(한국여성단체연합 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성균관대) 교수도 “전쟁의 규모와 방식이 결정되기도 전에 우리 정부는 서둘러 협력을 약속하면서 4급의 협조체제를 2급으로 상향조정 하였는데, 왜 이런 조치가 필요했는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 구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견제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김혜정 활동처장은 “시민단체가 반전 평화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실제적인 행동지침이 부족하다”며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한국사회에서 실질적인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파병 반대운동’ 등의 구체적인 활동과 시민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후 미국 테러 사태의 영향을 분석하고 테러와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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