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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대한민국 슈퍼 甲 네이버…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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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대한민국 슈퍼 甲 네이버…닮았다!

[기고] 인터넷 독점과 경제 민주화

지난 이명박 정부가 지고 있는 오명 중의 하나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인터넷 검열이었다. 그전에도 나는 검색 포털 사이트에 어지럽게 널린 광고로부터 벗어나 아주 간단한 검색창을 제공하는 '구글(google.com)'을 자주 이용하고 있었고, 간혹은 '네이버(naver.com)' 검색도 활용했다.

인터넷 실명제란 이름으로 불필요한 개인 정보도 요구하지 않는 구글을 더 선호하면서 국내 포털 사이트로부터 '사이버 망명'을 감행한 다른 사용자와 함께 확고한 구글 사용자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검색 엔진으로서 구글의 자동 완성 기능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13년 4월 6일 현재, 구글에서 "google"과 "monopoly"를 연관 검색해 보면, 가장 상위를 차지하는 뉴스는 "Google Isn't A Monopoly If Consumers Choose Speed Over Options"라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기사이다. 요지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빠른 시간 안에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는 독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아래의 검색 결과도 '구글이 독점인가?' 하는 질문 자체가 잘못된 질문이라거나 구글의 불법적 독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로 채워져 있다.

ⓒ송원근

자기 회사를 비난하는 기사를 어느 누가 맨 위에 띄우려고 하겠는가? 그것도 자신이 개발한 검색 엔진 화면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 바보 같은 짓을 피하고자 하는 일들이 검색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구글의 의도에 입각하여 비밀스럽게 이루어진 것일 때는 문제가 된다. 특정 사안에 대해 구글의 입맛에 따라 검색되는 뉴스나 정보가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미국 검색 시장의 70퍼센트를 점하고 있고,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은 90퍼센트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구글의 미국 내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은 75퍼센트에 이르고, 구글에 의존하는 미국 내 사업자 또는 기업은 무려 180만 개에 달한다.

어떤 면에서는 구글 같은 거대 규모가 주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 어떤 트위터리안은 검색 서비스를 통해 얻은 여행 정보와 이를 공유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은 구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구글 때문에 생기는 소비자의 후생 증대를 이유로 검색 시장의 독점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지자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자신에게 유리한 뉴스를 골라내서 상위의 검색 순위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이러한 검색 서비스가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기업이나 심지어는 정부에 의해 이용된다고 할 때,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 뻔하다. 이러한 예측은 정보통신 분야의 독점 대기업이 반독점 법이나 소송의 결과를 자사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들이는 천문학적인 돈과 조직을 운영하는 것에서 어렵지 않게 유추가능하다.

구글은 물론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IBM, 선, 오라클 같은 회사들은 로비 회사와 전문가를 고용하는데 매년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로버트 라이시의 <슈퍼 자본주의>(형선호 옮김, 김영사 펴냄)의 199~238쪽을 보라).

일례로 2013년 1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구글이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구글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약 2500만 달러를 로비 활동에 사용했다.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던 라이시에 따르면, 워싱턴 정가에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벌이는 독점 대기업의 로비 전쟁은 경쟁자보다는 자신을 우대하는 정치적 성과를 얻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슈퍼 자본주의(super capitalism)의 본성 때문이라고도 한다. 시민들의 목소리는 일거에 무시되고 민주주의가 압도당한다.

매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구글로 뉴스를 검색하고 읽는 시민들은 이미 'googled'된 지 오래다. 구글을 사용하면 할수록 우리가 보는 뉴스, 지인에게 보내는 메일, 사진, 채팅, 선호하는 음악과 정치적 견해 등에 관한 모든 정보는 구글에 의해서 수집된다. 이 정보들은 광고에 활용되고 구글의 돈벌이에 이용된다. "악을 행하지 말라(do no evil)"는 구글의 그 유명한 모토가 자신에게 삶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시민들의 정신과 사고 체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검색 시장의 독점은 사용자들의 정신세계나 사고방식뿐만 아니라 구글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에게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방문자의 60퍼센트를 구글에 의존하는 쇼핑 서비스 회사인 '넥스태그'는 구글의 검색 순위가 밀리면서 방문자 수가 절반으로 줄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검색 광고 비용을 2배 늘려야 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도 구글이 소규모 웹사이트와 비영리 단체의 생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그동안의 조사를 토대로 구글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구글 쇼핑 등 자사 사업에 유리하게 검색 알고리즘(방식)을 바꿨는지 여부가 초점이다. 검색 엔진을 운영하는 대기업의 정책에 중소기업의 생존이 달렸지만 구글이 플랫폼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상생하기보다는 독점력을 이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길을 택한 것이다.

구글의 이러한 행위들이 검색 엔진 '끼워 팔기(tying)'로 시작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이커머스,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자사 사업의 노출도를 높여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을 개발하여 휴대 전화기 제조사에게 안드로이드 운영 제를 판매하면서 유튜브(Youtube) 같은 구글이 개발한 앱(applications)을 스마트폰의 메인 화면에 배치하도록 해 경쟁사 중 하나인 '페어리서치 유럽(Fareresearch Europe)'이 유럽연합(EU) 경쟁위원회에 공식적인 불만을 제소하는 사태가 있었다. 이 사태는 검색 시장의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해서 2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EU 경쟁위원회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유럽 시장에서 구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나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경우 네이버는 2012년 말 기준으로 검색 광고 시장의 71퍼센트를 차지하는 검색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이다. 그래서 구글의 검색 독점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결과들이 네이버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다른 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즉, 정보 독점을 무기로 한 무분별한 광고 경쟁, 광고 단가 인상, 부정 스크랩과 복제 데이터 노출 허용 등 소비자 주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검색 독과점을 이용하여 중소 서비스 업체들이 대부분인 데이터 제공 업체들을 말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더구나 네이버의 경우에는 태생적으로 삼성 재벌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1999년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게임을 합병하여 지금은 NHN이 된 네이버의 전신은 삼성그룹 계열사(삼성SDS)의 사내 벤처(네이버컴(1999년)과 한게임커뮤니케이션즈(1998년))다.

책이나 신문을 안보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네이버에게 물어봐'가 자연스러워진 스마트 시대에 한 검색 엔진이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특정 기업과 혹은 재벌 대기업에 유리하게 뉴스 서비스를 의식적으로 조작할 경우 그 위험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독점적 지위도 검색 포털 사이트로서 공정한 운영의 결과가 아니다. 검색 결과를 다른 검색 포털이 접근할 수 없게 하여 네이버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을 네이버 안에 강제로 머물게 만든다. 그러나 이 검색 결과나 이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공유되어야 하는 지식이다.

또 네이버 바깥에 블로그를 만들면 방문자가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네이버에 광고를 올리는 기업에게도 시장 가격을 웃도는 광고 단가를 책정함으로써 네이버를 통해서만 광고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거대 기업이 자신의 독점적 지배력을 남용하여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이를 기초로 다시 독점력을 강화시키는 경우 이에 대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경쟁 정책을 집행하는 차원에서 보면 규제 목표나 규제 근거가 되는 시장 남용이나 불공정 거래에 대한 판단 기준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그렇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거대 기업 집단의 경제력이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을 넘어 정치 사회적 권력으로 전환하면서 전반적인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시민 사회를 위태롭게 한다는 데 있다. 인터넷 검색 시장의 독점은 이러한 위협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규제의 당위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등장한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는 월가(Wall Street)의 탐욕에 대한 반발을 넘어 경제 민주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열망의 표현이다. 이는 과거 세계 대공황기 경제 규모의 거대함(bigness)이 초래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우려 그리고 이를 규제해야한다는 정치 사회적 압력이 높아졌던 상황과 흡사하다.

현재까지도 세계 각국의 독지금지법 적용에 준거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당시의 반독점 규제 법들의 제정 배경이 되었던 생각은 독점 대기업에 집중된 권력을 탈집중화하여 민주적 통제 아래 둠으로써 자치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는 당시의 독점과 트러스트를 토대로 한 거대 경제 권력이 정치권력이 되었고 이것이 민주주의 정부를 침식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따라서 독점과 경제력 집중에 의해 침식되고, 대량 소비주의에 함몰되어 버린 시민권을 복권하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이야말로 경제 민주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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