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시절 핵발전소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독립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없애기로 결정해 시민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 부처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 산하의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녹색연합, 한살림연합회,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와 생활협동조합 등의 연대 모임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 행동'은 논평을 내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인 핵발전소 안전 규제 체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11년 10월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 산하로 독립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전부터 핵 발전을 추진하는 역할과 규제하는 역할을 동시에 한 부처에서 담당하는 한국의 상황을 비판해온 데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뤄진 조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독립 후에도 계속 구설에 올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의장이 핵 발전을 추진하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 출신인 점이 문제가 되면서 국회 인사 청문회의 필요성 등이 논의된 것.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아예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핵 발전 연구 개발에 나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바꿔 버린 것이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 행동은 "박근혜 당선인이 과학 분야 인수위원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원자핵공학자 장순흥 교수를 지명할 때부터 이런 문제는 예정되었다"며 "핵 마피아의 입장에서는 (독립된 원자력안전위원회처럼) 핵발전소 안전 규제 기능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입으로만 '핵발전소 안전'을 외쳤다는 것이 이번 인수위원회 인사와 부처 개편안으로 드러났다"며 "박 당선인이 약속을 중시한다면 잘못 끼워진 첫 단추부터 바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독립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없애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격하시킨 결정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한 번 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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