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씨 7일 새벽 만기출소

"사회 물의 죄송…신앙생활 할 것"

수사대상자들을 불법 감금.고문한 혐의로 수감된 이근안(68) 씨가 징역 7년의 형기를 마치고 7일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여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0시25분께 비교적 건강한 모습에 은회색 점퍼 차림으로 여주교도소 정문을 나와 1분여만에 황금색 구형 싼타페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이 씨는 출소 직후 소감과 건강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사회에 물의를 많이 일으켜 송구스럽다. 당뇨와 고혈압이 있고 안구수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후세력은 없다"며 "앞으로 신앙생활을 하겠다"고 짤막하게 말을 맺었다.
  
  이 씨는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피해 출소를 기다리던 아들을 포함, 네 명의 남자에 이끌려 서둘러 승용차에 오른 뒤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이 씨는 형이 만료된 오전 0시께 수용자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영치금품을 찾은 후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는 통상적인 출소 절차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주교도소 관계자는 "이 씨는 3명을 수용하는 혼거실에서 일반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수감생활을 해 왔으며 특별관리나 면담이 필요없을 정도로 차분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또 "노령으로 신체기능이나 체력이 저하되는 것 이외에는 건강과 관련해 치료받은 바 없고 식사도 문제없이 해왔다"면서 "기독교 신앙생활도 열심히 해 왔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경 대공분실장을 지낸 이 씨는 납북어부 김성학 씨를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혐의로 1999년 11월 구속기소돼 2000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이 씨는 1985년 서울대 학생운동 서클이었던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 사건과 관련, 당시 민청련 의장이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고문을 했다.
  
  그는 1988년 12월 검찰이 김근태 의장과 김성학 씨 등을 고문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자 잠적해 은둔생활을 하다 1999년 10월 자수했다.
  
  이 씨는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 장관 신분으로 자신을 면회 온 김근태 장관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으나 같은 해 10월 법무부에서 가석방 부적격 결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