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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를 보는 중국의 시각이 달라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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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를 보는 중국의 시각이 달라진 이유는

[中國探究] 美·中 정상회담이 남긴 것

세계적 양대 국가 지도자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기존 미중 정상회담의 관례와 의제, 의전 등을 뒤로 한 채 서로 다른 셈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탐색전을 마쳤다. 지난 6월 7~8일 이틀에 걸쳐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휴양지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향후 미국이 여하히 부상한 중국의 힘을 수용하고, 중국은 미국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낼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

이번 만남은 그동안 직접적으로 꺼내기 어려운 문제들을 정상들이 직접 언급하고, 향후 서로 간의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북핵문제에 대해 비핵화와 핵보유국 지위 불인정이라는 '상당한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하였으며 기후 협약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이나 사이버 해킹에 관한 실무회담을 열기로 한 것은 일단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 양 강의 만남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의제들이 '협력'이라는 말로 적절히 봉합되거나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못했다.

▲ 지난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시스

이는 이번 회담에서 추구하는 양국의 목표와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라는 새로운 관계 설정에 방점을 두었고, 미국은 사이버 안보나 지적 재산권, 인민폐 환율문제 등에 대해 실질적 성과를 기대했다. 또 동아시아 영토 분쟁,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 성과를 얻으려고 했다. 그 결과 기존 강대국 미국과 신흥 강대국 중국 간의 평화적 협력을 통한 공영을 주창하는 중국의 '신형 대국 관계(新型大國關係)'는 일방적인 외침에 그쳤으며 미국 측도 자신들이 제기한 양자 문제나 세계적 의제 등에 있어 시각차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다. 중국은 '대국'을 미국은 '협력'을 주장하는 동문서답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양국은 회담이 끝나자마자 엇박자를 냈다. 미국은 일본과 도서탈환 훈련을 실시해 아시아 영유권 분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중국은 중국인권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 처남에 중형 구형해 중국식 인권의 잣대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양국이 전략적 공감대를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양국 간에는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두 가지 벽이 있다. 미국의 아시아 재 균형 정책이 기본적으로 중국 주변의 동맹국들과 관계를 강조하면서 대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정책이라는 중국의 인식과 중국은 기본적으로 인류의 '보편 가치'-민주, 자유, 인권 등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라는 미국의 인식이 그것이다. 중국은 이 역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발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구체적으로 북한을 지칭하지도 않았고 내용도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북한의 최대 후견국인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공개적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근 북한의 대화제의와 거부 그리고 북한 외무성 김계관 제1부상의 중국 방문, 북미 회담 제의 등 북한의 좌충우돌 식 대화전술이 계속되지만 결국 변하지 않는 북한을 앞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불씨다. 물론 양국이 생각하는 북핵 문제의 종국 점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점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국이 과거와는 약간 다른 대북 행동을 보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작금의 북한 행태가 중국에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자국 이익에 불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북한의 핵 보유가 한국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 유지 그리고 일본의 핵무장과도 연계된다면 중국의 첫 번째 한반도 정책 목표인 북한 현상 유지에 불리하다는 인식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핵 보유가 궁극적으로는 자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고,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북핵 문제 처리과정에서 계속 방관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각인된다면 중국의 외교적 공간을 축소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유야 어찌되었든 북한의 핵 보유로 인한 한미 동맹의 강화는 분명히 중국에는 전략적 위협요소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나 대화 공세에 미국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중국이 적어도 표면적으로 과거와는 다르게 북핵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미 양국은 2·28 합의, 즉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실험 중단 그리고 핵 물질 비확산 등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비핵화 화두를 보면 확실한 세계적 이슈가 된 북핵 문제를 미국과 중국 두 대국이 해결하려고 나선 모양새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나라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중국도 북핵 문제의 궁극적 해결 메커니즘에 동참시키는 실질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현재 한중 관계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며 미중 양국 사이에서 한국이 짊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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